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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패러사이트 싱글 獨네스트호커 美트윅스터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75호 04면

30~40대 캥거루족이 늘어나는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외국에선

2000년대 들어 경기침체 여파로 외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적 사정에다 문화적인 요소가 더해져 갈등이 더 심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형식은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다른 접근이 필요할 때도 있다.

캐나다와 미국 에서는 부메 랑 세대(Boomerang Generation)라고 부른다. 가정을 떠났다가 취업난 등을 이유로 부모가 사는 집으로 돌아온다는 의미다.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대학의 로드릭 뷰조(Roderic Beaujot) 교수는 2004년 낸 저서에서 캐나다 20~29세 인구 중 부모와 사는 비율이 1981년 27.5%에서 2001년 41%로 늘어난 것을 두고 ‘붐비는 둥지(crowded nest)’ 현상이라고 불렀다. 비어 있던 둥지에 자식이 다시 찾아오는 것을 빗댄 말이다, 18세가 되면 독립을 당연시해 온 미국에서는 29세가 되도록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세대를 트윅스터(Twixt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패러사이트 싱글(기생충을 뜻하는 패러사이트와 미혼을 뜻하는 싱글이 합쳐진 용어)’이라는 용어가 널리 쓰인다. 중국에서는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어릴 때부터 귀하게 자란 자녀가 어른이 돼서도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의 재산을 축내는 경우를 컨라오(啃老)족이라고 부른다.

영국에서는 부모의 퇴직연금을 축내는 젊은 층을 키퍼스(Kippers)라고 부른다. 이탈리아는 30~40대 나이에도 집을 떠나지 않는 사람들을,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을 먹는다는 의미에서 마모니(mamoni)라고 한다. 토마소 파도아 스키오파 전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2007년 당시 직업도 없이 부모집에 얹혀사는 20~30세 남성을 ‘쓸모없는 다 큰 아이’라는 의미로 밤보치오니(bamboccioni)라는 신조어로 부르기도 했다. 독일어권에서는 알에서 부화한 뒤에도 어미가 키워주는 새를 뜻하는 네스트호커(Nesthocker)라는 용어가 쓰인다.

한국의 경우에는 경제 사정 외에 문화적 문제가 겹친다. 김혜영 숙명여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가족 사이가 너무나 가깝고 끈끈하다. 친밀함을 넘어 경제적으로도 서로 의존하다 보니 갈등이 더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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