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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드레스 식상한 유럽인들 한복 아름다움에 반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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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유럽통상촉진단 일원으로 유럽에 다녀온 한복 연구가 김숙진씨는 한복을 처음 접한 유럽 사람들이 독특한 색과 문양·소재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에게 한복을 입히는 게 꿈이었어요. 이번에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됐죠. 유럽인들이 우리 옷의 디자인과 색을 보며 아름답다며 감탄했어요.” 강남구 유럽통상촉진단의 일원으로 지난달 유럽을 다녀온 한복 연구가 김숙진(49·김숙진우리옷 대표)씨의 얼굴에 기대감이 가득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1일 오스트리아 빈을 시작으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교역 상담회에 참가했다. 20년 넘게 한복 디자인을 하며 국내에서는 한복 연구가로 유명한 그지만 유럽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현지 사람들이 생소한 우리 옷에 관심을 가질까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 방문한 빈에서 현지 바이어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고 안심했다. “오스트리아 부유층은 파티를 즐기는 전통을 여전히 이어오기 때문에 드레스를 1년에 대여섯 벌 맞춘다고 해요. 평범한 드레스에 식상했는지 우리 고유의 소재와 색·문양이 돋보이는 한복 드레스를 보더니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상담회에 참가하기 전 김숙진우리옷 홈페이지를 꼼꼼히 챙겨보고 온 바이어들은 김 대표가 입고 있는 한복에 감탄했다. 크로아티아인들도 한복드레스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수도 자그레브와 보스니아 시내에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패션의류 유통상이 눈여겨본 뒤 수입 의사를 밝혔다. 현재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를 통해 유통상과 e-메일을 주고 받으며 디자인과 수출 규모·일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7박9일간의 유럽 방문은 김 대표에게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계기도 됐다. 자그레브에서 현지 전통의상을 만드는 장인의 작업실을 견학하고 파리에서는 세계적인 명품 매장과 장신구박물관을 둘러봤다. “한국적인 우리 옷을 디자인하고 있지만 여기에서 머물 순 없죠. 우리 고유의 옷에 현대와 세계를 접목해야 하는데 이번 방문으로 많은 것을 배웠어요.”

신연희 강남구청장(왼쪽에서 둘째)이 오스트리아 빈 상담회에서 관계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강남구 매년 관내 기업 뽑아 해외 교역단 파견

강남구는 지역 내 유망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개척을 위해 매년 해외 도시에 교역단을 파견한다. 2010년 중국, 2011년 미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한-EU 자유무역협정(FTA)가 발효됨에 따라 올해는 더욱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른 유럽으로 향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이끈 강남구 유럽통상촉진단에는 김숙진우리옷을 비롯해 플랜트 부품 생산업체 ㈜석암테크, 순수 천연 한방샴푸 제조업체 황금산, 웨딩 의류제조업체인 웨딩 데니쉐르 바이 서승연 같은 관내 중소기업 9곳이 참가했다. 참가기업 선정을 위해 사전에 철저한 유럽 현지 시장조사가 이뤄졌다. 코트라 해외 무역관들이 신청 기업 제품에 대한 현지 바이어의 수요와 선호도 등을 파악했다. 이를 바탕으로 신청 기업의 수출실적과 제품 경쟁력, 마케팅 인력 유무, 사회환원도를 종합적으로 심사해 가장 점수가 높은 순으로 참가기업으로 선정했다. 강남구 지역경제과 강현섭 과장은“현지 시장조사 결과가 참여기업 선정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현지 바이어가 선호하는 품목으로 교역 상담회가 이뤄질 때 실질적인 수출 성과가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빈·자그레브·파리에서 열린 교역 상담회에서 총 1548만 달러(약 180억5277만원)의 계약 상담과 1032만 달러(약 120억3518만원)의 현장 계약 성과를 거뒀다. 강 과장은 “귀국 후에도 참여 업체들이 현지 바이어들과 꾸준히 상담을 진행하고 있어 향후 더많은 수출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강남구는 10월 관내 중소기업 10개사로 구성된 유통시장 개척단을 아르헨티나와 페루 등 남미에 파견할 예정이다.

글=송정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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