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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성폭력' 사이트 접속 활발

중앙일보

입력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육군 사단장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지난 8일 인터넷 사이트
(http://www.sisters.or.kr) 에 설치한 `군대 성폭력 토론방''에 여군으로 추청되는 네티즌들이 상관으로부터 성추행당한 경험을 속속 털어놓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익명의 네티즌들은 이곳에서 사건 피해자인 이 중위를 격려하거나 자신의 성추행 경험을 드러내며 남성 위주의 군대 문화를 집중 성토했다.

토론방 개설 3일째인 10일 오후 현재 29건의 글이 올라왔다.

"장군이 회식후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저와 선배를 양 팔에 안고 볼을 부비더니 티셔츠 사이로 10만원짜리 수표를 넣었다"(현역 1)

"소위 때 부서 연말회식에서 상관이 술잔을 권한뒤 자신의 팔을 내 어깨에 올리는 순간 벌떡 일어나 나와버렸다"(현역 대위)

"부대장이 회식에서 술을 억지로 마시게 하고 술을 따를 때도 억지로 내 손을 잡고 따랐다"(이 중위 친구를 자처한 여군 중위)

"한 음식점에서 상관이 식사비 지불을 위해 밖으로 나간 사이 장군이 문을 걸어 잠그고 저의 손과 입에 접촉을 시도했다"(예비역 하사)

이 중위에 대한 격려성 편지가 사이로 사건의 해법도 다양하게 제시됐다.

사단장의 중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가해자는 물론 국가 대상 손해배상청구까지 할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 중위 본인이나 가족이 먼저 지쳐서는 안된다. 장기전에 대비한 정신적.심리적.체력적 회복이 시급하다", "여군이 단합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는 처방도 있다.

`국방부 장관님께 전해주세요''라는 `현역 여군''의 글은 네티즌들을 "나의 부하들"로 지칭했다는 점에서 상급자의 편지로 보인다.

장문의 이 편지는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문제점으로 ▲중도에 인지된 사단장의 성희롱을 막지 못했고 ▲군 정보,감찰기관이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했으며 ▲피해자 주변의 군인들이 실질적인 위로가 되지 못할만큼 성폭력에 무지한 점 등을 들었다.

사건의 해결과정에 실망감을 표시한 편지는 "가해자.피해자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성폭력 안전망과 보호망이 설정되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성폭력상담소는 9일 앞으로 한 달을 `군대 성폭력 집중 상담기간''으로 정해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접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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