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지놈 지도 완성 의미]

인간지놈(genome) 지도 완성은 현대과학과 생명공학 산업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전망이다.

알콜.마약 중독과 암.심장병 같은 유전과 관련 있는 질환의 원인 규명과 치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의학.생명공학.제약 등 각 분야에 대규모 새로운 산업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놈지도 완성은 두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유전자의 구성단위인 염기(인간의 경우 30억쌍) 서열을 지난해 6월 초안 완성 때 95%까지 밝혀냈으나 이번엔 99%까지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이는 판독기술의 발달로 염색체 끝부분 등 과거 판독이 어려운 부위까지 염기서열을 밝혀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둘째는 단순히 염기서열 판독률을 끌어올린 것뿐 아니라 수백개에서 수천개 단위로 염기가 모여 만든 유전자의 숫자와 위치를 규명한 이른바 지놈지도를 완성해 냈다는 것이다.

인체를 집으로 비유할 때 염기가 집을 짓는 벽돌이나 못에 비유된다면 유전자는 엘리베이터나 계단.지붕.난간 등 구체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실제 인간의 질병을 유전적으로 알아내기 위해선 염기보다 유전자가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지놈지도의 완성은 단순히 구조를 밝혀내는 데 불과한 지난해 6월의 초안완성 발표 때보다 지놈지도를 통해 기능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연구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 지놈지도를 바탕으로 유전자 기능을 분석하게 되면 어떤 유전자가 어떤 병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등이 밝혀지게 된다.

그러면 유전성 질환 등은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교체하거나 기능을 할 수 없도록 사전에 예방이 가능하다.

지놈지도는 암 정복에도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모든 암은 기형 유전자의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데 지놈지도는 정상 유전자와 암세포 유전자의 차이점을 밝혀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결과는 지난해 6월 인간지놈 초안 발표를 계기로 불이 붙은 유전자 기능 분석이라는 포스트 지놈 경쟁을 더욱 가열시킬 것으로 보인다.

21세기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생명공학 산업이 지놈지도를 기초로 DNA 기능분석과 그 응용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올부터 시행되고 있는 지놈 관련 특허 규정도 이번에 발표된 단순한 지놈지도만으로는 받을 수 없고, 유전자별 기능을 밝혀 유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는 인간지놈 초안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간암.위암 등의 DNA 진단 키트와 치료법 개발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상태다.

이 연구비는 우리나라 단일과제로는 드물게 연간 1백억원씩 10년간 1천억원이 투입된다.

올해는 유전체와 연구인력 등을 통합관리할 국가유전체연구센터가 설립되고, 바이오벤처 6백개가 집중 육성되는 등 포스트 지놈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유전체연구 사업단장인 유향숙 박사는 "인간지놈지도는 의학.생물.화학.제약 등 주요 산업에 막대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 이라''며 "기반기술 확보에서부터 유전자 기능 분석을 통한 산업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고 말했다.

난치병 치료법의 접근 방법과 신약개발 등이 유전자쪽으로 방향을 틀고, 생물.화학산업 등도 새로 형성될 유전자관련 산업에 맞춰 새 틀을 짤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인체 지놈 완전 해독은 유전자 차별 등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개인 유전자 정보가 공개돼 열등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