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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시트콤〈세친구〉의 송창의PD

중앙일보

입력

"30대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눈높이에서 다루면서 그 동안 주류를 이루던 가족시트콤이나 청춘시트콤과 차별화를 시도했던 전략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오는 3월말 종영을 앞두고 있는 MBC 시트콤〈세친구〉(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55분)의 연출자 송창의(49) PD는 작품의 성공비결을 이렇게 분석했다.

지난 해 2월부터 방영된〈세친구〉는 시트콤으로는 드물게 최근 30%가 넘는 시청률을 유지하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이왔다. 특히 성인시트콤을 표방하면서 관음증, 동성애, 정력에 대한 남자들의 욕망 등 공중파 방송에서 금기시돼온 성적인 소재들을 정면에서 다뤄 시트콤 소재의 확대를 꾀했다는 평도 받았다.

송PD는 이에 대해 "성은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위한 소재였을 뿐"이라면서 "성을 이야기하면서도 항상 시청자에게 재미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선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저속하다는 등의 비판을 받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77년 MBC에 입사한 송PD는 줄곧 예능국PD로 재직하면서 오락프로그램의 '대부'로 명성을 누려왔다.〈일요일 일요일밤에〉,〈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특종 TV연예〉등을 연출하면서 많은 화제를 뿌린 '몰래 카메라', '시청자 비디오' 등의 코너를 신설했다. 현재 주말 쇼프로그램의 전형이 된 그룹MC도 그가 처음 도입한것이다.

그러던 그가 지난 96년 MBC의 청춘시트콤〈남자셋 여자셋〉의 연출을 맡은 이후에는 시트콤 전문PD의 길을 고집하고 있다.

"오락 프로그램만 20년을 하다보니까 힘에 부치더군요. 특히 시시각각 변하는 젊은이들의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스토리가 있는 시트콤을 연출하면서 '이게 내 나이에 맞는 옷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청자에게 제 인생경력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장르가 바로시트콤이더군요."

지난 해 6월 MBC 예능부국장으로 발령을 받고도 시트콤 제작에서 손을 떼는 것이 싫어 'JOY-TV'라는 프로덕션을 설립해 독립했던 그는 환갑을 넘어서까지 시트콤 제작에 전력을 다할 생각을 갖고있다.

"아직 우리나라의 시트콤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합니다. 일단 제작진의 장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전문작가와 PD도 드문 실정입니다. 또 시트콤 제작에 소요되는 인력과 시간의 투자도 외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지요. 그러다보니 드라마와 코미디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어느 한쪽에만 치우친 어색한 시트콤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그는〈세친구〉의 후속 시트콤도 맡을 예정이다. "7명의 작가들과 현재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성인시트콤이 될 지, 가족시트콤이 될 지 아직 결정을 못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삶의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웃음을 안겨주는 시트콤이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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