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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가이버거, 부친 기록 깬 러브3세에 복수

중앙일보

입력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데이비스 러브3세 등 기라성같은 슈퍼스타들을 따돌리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뷰익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선두로 나선 브렌트 가이버거가 왕년의 스타 알 가이버거의 아들로 밝혀져 화제다.

PGA에는 아버지에 이어 뛰고 있는 선수가 드물지 않고 아버지를 능가하는 '청출어람'도 종종 나타나지만 브렌트는 아버지의 명성에 비해 초라하기 짝이 없는 경력의 소유자.

'청출어람'은 데이비드 듀발이 시니어 투어에서 뛰고 있는 아버지 밥 듀발보다 더 유명하고, 러브3세가 부친 러브 주니어보다 선수로는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

반면 잭 니클로스의 아들 개리는 최경주(31.슈페리어)와 함께 99년 퀄리파잉스쿨을 통과, PGA 현역으로 뛰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적을 못내고 있어 브렌트와 비슷한 처지다.

브렌트는 93년 프로에 뛰어들어 2부 투어를 거쳐 97년 PGA에 올라 신인왕까지 차지했지만 그동안 우승이라고는 99년 캐넌그레이터 하트포드오픈에서 올린 단 1승뿐이다.

그러나 아버지 알은 통산 11승을 거뒀고 시니어투어에서도 10승을 올리며 명성을 떨친 대선수.

작년 부진 끝에 올해는 투산오픈에서 컷오프에 걸려 탈락하고 피닉스오픈에서 최하위로 처지는 등 슬럼프 조짐마저 보였던 브렌트는 그러나 9일(이하 한국시간) 캘리포니아 라호야 토레이파인스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첫날 보기 한개없이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잡아 8언더파 64타로 러브3세를 1타차로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지난주 러브 3세가 7개홀에서 8언더파를 치는 '신기'를 지켜봤던 가이버거는 신들린 샷으로 러브3세의 스코어 재현에 나선 셈이다.

그런데 러브 3세가 당시 기록한 7개홀 연속 언더파 행진은 바로 브렌트 가이버거의 아버지 알 가이버거가 갖고 있던 기록을 깬 것.

브렌트가 러브3세를 제친 것은 '아버지에 대한 복수'가 된 셈이어서 이래저래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브렌트는 러브3세에 불과 1타 앞서 있는데다 2~3타차로 추격하고 있는 선수들이 즐비해 앞으로 남은 3라운드를 성공적으로 헤쳐나갈지 팬들이 주시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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