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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김병현, 올해의 신무기는 싱커

중앙일보

입력

메이저리그의 '한국형 핵잠수함' 김병현(2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신무기를 장착했다.

미국 피닉스에서 스프링캠프를 준비중인 김병현은 최근 삼성 라이온즈의 신용균 2군감독으로부터 싱커를 전수받아 투구 요령 익히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시즌 매트 맨타이와 더불어 애리조나의 더블 마무리로 활약했던 김병현은 직구, 슬라이더, 커브 등 3가지 구종만 구사했었다.

김은 최고시속 150㎞를 넘나드는 라이징 패스트볼과 활처럼 휘어나가는 슬라이더만으로 선풍을 일으켰지만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우기 위해선 뭔가 부족한 상태였다.

구질이 단조로운 김은 후반기들어 타자에게 투구 패턴을 들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체력마저 떨어져 난타당했던 사례가 있었다.

겨우내 대책마련에 고심한 김병현이 내린 결론은 싱커.

타자 무릎쪽으로 빠르게 파고들다 예리한 각도로 떨어지는 싱커만 제대로 구사할 수 있다면 직구와 슬라이더의 위력이 덩달아 강화될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

실제 투구 방향이 옆으로 휘는 사이드암이나 언드핸드 투수에게 싱커는 반드시 익혀야 하는 구질이다.

그러나 김병현은 아마추어시절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타자들을 충분히 압도했기 때문에 싱커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했었다.

싱커를 배워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뒤 김은 한때 일본프로야구의 동계훈련 합류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국민정서를 고려해 국내 지도자 중 가장 빼어난 싱커 투구 요령을 지닌 신용균 2군 감독에 지도를 부탁하게 됐다.

재일교포 출신 사이드암 투수였던 신감독은 60년대 싱커를 앞세워 한국이 최초로 일본대표팀을 격파했던 전공을 갖고 있다.

프로야구 지도자로서는 89년 박정현에게 싱커를 전수해 신인왕을 만들었고 해태 2군감독시절 임창용을 길러내기도 했다.

지난 2일부터 신감독으로부터 싱커를 던지는 3가지 그립을 학습한 뒤 매일 삼성 전훈지에서 불펜투구를 하고 있는 김병현은 불과 1주일만에 놀라운 기량 향상을 보이고 있다.

김은 "공이 손끝에 착착 감기는 느낌으로 맘에 들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고 신감독은 "그립을 익히는 요령이 좋다"며 "스프링캠프동안 시험 투구를 많이 한다면 시즌때 훌륭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피닉스=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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