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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인하 전방위 확산…5년 전보다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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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기자] 2007년 6월 인천시 송도경제자유구역의 중심지역인 국제업무지구에 분양된 더샵센트럴파크 1차 아파트. 677가구 모집에 서울·수도권에서 1순위자 3만1000여명이 청약해 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 해 말 1차와 붙어 있는 더샵센트럴파크 2차도 15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에서 청약 마감됐다.

5년이 지난 올해, 송도 국제업무지구의 분양시장은 순위 내 마감은 꿈도 꾸지 못한다. 올 들어 2개 단지에 분양됐는데 미분양이 속출했다.

미분양 단지 속출에, 건설사들 "가격 더 내리자"

송도가 속한 연수구는 2007년 6월 이후 지금까지 아파트값이 되레 뒷걸음질쳤다(0.6% 하락). 제자리걸음이다. 당시 3.3㎡당 1330만원대 후반에 분양된 더샵센트럴파크 1,2차의 시세는 분양가 수준인 1390만원 선.

8일 견본주택 문을 열고 이들 아파트 바로 옆에 지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를 분양하는 대우건설은 분양가를 3.3㎡당 1240만원에 확정했다.

이 아파트의 문장혁 분양소장은 “앞으로 집값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는 수요자들이 많기 때문에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도 훨씬 낮춰 잡았다”고 말했다.

서울·수도권의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한양은 이달 중순 경기도 수원시 망포동에 한양수자인 에듀파크(전용면적 59~142㎡형 530가구)의 분양가를 3.3㎡당 1000만원선에 분양할 예정이다.

현진이 2007년 11월 3.3㎡당 1400만원대에 분양했다 부도나 중단된 사업장을 인수해 다시 분양하면서 가격을 30% 가량 낮췄다. 전용면적 105㎡형의 분양가가 4억원선으로 현진 분양가보다 2억원 가량 싸다.

이달 경기도 용인시 신갈동에 나올 기흥역 롯데캐슬 스카이도 2007년 9월 성원건설의 분양가격(3.3㎡당 1200만원)보다 3.㎡당 200만원 낮은 1000만원에 분양될 예정이다.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춰 계획적으로 개발되는 신도시에서도 분양가가 하락세다. 2008년부터 분양이 계속되고 있는 경기도 김포시 한강신도시에선 처음으로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의 분양가가 3.3㎡당 1000만원 아래로 내려올 것 같다.

롯데건설은 이달 분양하는 한강신도시 롯데캐슬의 중대형 분양가를 3.3㎡당 900만원대 중후반에서 검토하고 있다. 앞서 분양된 중대형 분양가는 1050만~1070만원선이었다.

‘청약불패지역’으로 불리던 강남과 다른 지역보다 분양가가 낮은 보금자리지구도 분양가 인하에 가세했다.

삼성물산은 서울 강남지구에 15일 견본주택 문을 열 중대형인 래미안힐즈의 분양가를 3.3㎡당 평균 2025만원으로 정했다. 당초 사업승인을 받은 2115만원보다 90만원 낮췄다. 사업승인 가격도 주변 시세보다 500만원 가량 싼데 더 깎은 것이다.

래미안 힐즈 김미숙 분양소장은 “보금자리주택 청약 때 경쟁률이 수십대 1에 달한 지역이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만 분양성적을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도시공사는 최근 인천시 구월보금자리지구에서 2010년 말 사전예약 때의 분양가(3.3㎡당 850만~860만원)보다 60만~70만원 낮춘 790만원선에 공급했다.

규제완화도 먹히지 않는 분양시장 침체가 분양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0일 5.10부동사대책에서 서울·수도권의 전매제한 기간을 2~3년 줄였지만 청약자들이 늘지 않고 있다.

강남에서도 가격 다운 행렬

5.10대책 이후 분양된 17개 단지 가운데 순위 내에서 청약접수 마감된 5개 단지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미분양됐다.

분양가의 비교 기준인 주변 아파트 시세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서울·수도권의 아파트값은 2007년 하반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토부의 실거래가격지수는 현재 136(2006년 1월=100 기준) 정도로 2007년 11월(135.9)과 비슷하다.

주택개발업체인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집값이 떨어지면 대출로 집을 산 가계의 빚 부담이 늘고 이게 다시 가계의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빚게 된다"고 말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 빚은 전달보다 2조2000억 원 늘어난 455조8000억원이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2조3000억원으로 전달(1조8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미분양 아파트들의 분양가 할인 등 파격적인 분양조건도 새로 분양되는 단지의 분양가를 압박한다.

주택산업연구원 권주안 선임연구위원은 "집값이 떨어지고 가계 빚이 늘어나는 상황에선 분양시장이 살아나기 어렵다"며 "분양가 인하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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