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 후 환하게 웃는 환우들 보는 게 보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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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대학교의료원 목동병원 대회의실이 웃음으로 가득하다. 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는 환우들과 환우들의 얼굴을 메이크업 해주는 아모레퍼시픽 카운셀러들. 나이는 다르지만 마치 친자매나 이웃집 언니 동생같다.

 아모레퍼시픽 카운셀러들은 ‘메이크업유어라이프’의 자원봉사자들이다. 평소에는 아모레퍼시픽의 방문판매사원으로 고객들의 건강한 아름다움을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이지만 오늘만은 암에 걸린 환우들을 위해서 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김남희(44세·사진 왼쪽)씨는 올해로 자원봉사 3년차다. 평소 종교활동을 통한 자원봉사활동을 해 왔지만 지금처럼 적극적인 자원봉사활동을 한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처음 회사에 입사해 동료 직원들과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을 나선 것이 2년 전이다. 이후 그녀는 자연스럽게 아모레퍼시픽 카운셀러 활동을 지속하게 됐다. 한번 하고나니 계속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물론 회사의 도움이 없다면 자원봉사 활동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회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장려하고 있고 카운셀러들이 미리 신청을 하면 알맞은 날짜를 잡아주고 있다.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있던 점은 자녀들에게 자랑스럽게 봉사활동에 관해 이야기 할 수 있었던 점이다. 아이들도 엄마의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져주었고 자신들도 참여할 수 없냐고 물을 정도였다고 한다.

 김남희씨는 “아모레 카운셀러 활동을 통해 삶의 보람을 느낀다”며 “대부분 이곳을 방문하는 환우들은 암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받아서 힘들어 하신다. 하지만 메이크업을 하고 난 뒤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녀는 “건강한 사람들은 평소 자신이 아플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환우들과 메이크업을 하다 이야기 하다보면 누구나 아플 수 있고 그게 본인이 될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로 5년째 진행돼 온 “메이크업유어라이프‘ 캠페인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전국의 많은 암 환우들을 위해 건강한 아름다움을 지속적으로 전파 할 계획이다.

 김남희씨는 “매번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행사장을 방문하지만 더 많은 환우들이 찾아와 행사에 참여하길 원한다. 대부분의 환우들이 암에 걸리면 모든 걸 포기하고 화장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캠페인을 통해 아름다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새 희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픈 것을 숨기는 것보다 이런 행사를 통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이 병을 치료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이유가 그녀가 계속해서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정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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