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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경제] 이동전화 요금은 왜 비쌀까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니 이번 달에 이동전화요금이 나온 것 좀 보게나. 좀 줄여야 겠어. 다들 집안에 있을땐 되도록이면 이동전화는 사용하지 마.”

아빠가 이동전화회사에서 온 요금통지서를 보고 이렇게 말하는 걸 간혹 들은 적이 있죠? 근데 이동전화요금때문에 고민하는 곳은 한 두집이 아닌가봐요.

한국통신 경영연구소라는 곳에서 전국 1천여 가구 3천5백명을 대상으로 통신비를 조사했어요. 이곳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한 집에서 쓰는 통신비용이 월 평균 8만5천4백원으로 1년전보다 약 2만원(30%)이 늘었대요. 이렇게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이동전화를 많이 썼기 때문이라는 군요. 전체 통신비중에서 이동전화료만 5만6천7백원(64%)이나 됐어요. 집에서 쓰는 통신비에는 시내·시외·국제전화요금에다 PC통신이용료·초고속인터넷 이용료까지 다 들어있는건데 이동전화료 하나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이동전화요금이 많은 나온 이유는 많이 사용한 탓도 있지만 유선전화보다 요금이 비싸기 때문이예요. 유선전화는 말 그대로 전화선을 통해서 전화를 거는 일반전화고, 이동전화는 전화선 없이 거는 휴대폰 같은 것을 말합니다.

집에 있는 유선전화(한국통신이나 데이콤)와 이동전화(SK텔레콤이나 한통프리텔)요금고지서를 한번 비교해보세요.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먼저 양쪽은 기본료(혹은 기본사용료)부터 틀려요.기본료라는 것은 서비스의 유지관리를 위해 전화를 걸지 않더라도 꼭 내야 하는 돈이예요. 유선전화는 기본료가 한달에 2천5백원이지만 이동전화는 1만6천원정도를 내야 해요. 이동전화의 기본료가 유선전화보다 여섯배이상 비싸죠.

또 통화요금도 큰 차이가 있어요. 시내전화요금을 놓고 한번 비교해볼까요.

유선전화를 이용해 시내통화를 할때 요금은 3분(180초)에 45원이예요.그럼 이동전화요금은 얼마일까요? SK텔레콤(011)은 10초당 21원이고, 한국통신프리텔(016)·한통엠닷컴(018)·LG텔레콤(019)은 10초에 18∼19원이예요.

알기싶게 3분(180초)으로 환산해볼까요. 이동전화요금을 10초당 평균 20원으로 잡아서 3분(180초)이면 3백60원(20원X18)이 나옵니다. 시내전화요금 45원보다 8배나 많군요.

아,이런 의문이 생길 것 같군요. 이동전화는 서울에 사는 사람이 서울시내에 거나, 제주에 거나 요금이 똑같잖아요. 근데 유선전화를 사용하면 비싼 시외전화요금을 내야 되지 않느냐는고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시외전화료를 놓고 비교해도 이동전화요금이 더 비싸요.우리나라 시외전화요금은 거리에 따라서 3개지역으로 나누어서 매겨요. 가까운 지역(30km이내)을 1대역, 조금 먼 지역(31∼100km까지)을 2대역, 아주 먼 지역(101km 이상)을 3대역으로 나눕니다.서울에서 볼때 과천쯤이면 1대역이 되고,천안시는 2대역, 부산은 3대역이 되겠죠. 대역마다 요금이 다른데 1대역에 통화할때는 시내통화와 똑같은 3분당 45원이 적용됩니다. 2대역은 30초마다 32원, 3대역은 30초마다 42원이예요. 역시 10초에 20원정도하는 이동전화요금이 비싼 것을 알수 있겠죠.

그러면 이동전화회사들은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 요금을 많이 받는 걸까요.

이를 위해서는 전화회사들이 어떻게 전화통화를 할 수 있게 하는 지를 먼저 알아야해요. 전화회사들은 서비스를 위해 먼저 투자(돈을 쓰는 것)를 합니다. 유선전화회사는 전국 방방곡곡 전화선을 깔아야하고, 이동전화회사는 전화선이 없는 대신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와 전파를 연결해주는 기지국이 세워야 해요. 기지국이란 TV나 사진에서 많이 본 커다란 안테나가 있는 건물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또 필요한 기계를 들여와야 하고, 이를 관리할 사람들도 필요해요. 그러다보니 기계구입비,관리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월급,전화국·기지국을 유지·보수하는 돈이 듭니다. 또 가입자를 늘리기위해 광고도 해야 되겠죠. 이렇게 쓰는 돈을 모두 합쳐서 원가라고 해요. 전화회사들은 이런 원가에다가 이익을 붙여서 요금을 정하는겁니다.

이동전화료가 비싼 이유는 유선전화보다 원가가 더 들기 때문입니다. 유선전화도 과거에는 원가가 높았어요.

하지만 오랫동안 유선전화 서비스를 해오다보니 돈을 많이 벌어서 그동안 썼던 돈을 대부분 되찾았습니다. 더 살 기계도 많지 않고요. 이제 과거처럼 돈을 크게 쓸때가 없으니 이제 요금을 조금만 받아도 장사가 되는거예요.

하지만 이동전화서비스는 시작한지가 얼마 안됐어요.SK텔레콤이 84년부터,한통프리텔 등 PCS 3개사는 97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우리나라 유선전화서비스 역사가 1백년도 더 된 것과 비교하면 정말 걸음마 단계죠. 그러다보니 투자한 돈을 제대로 찾지 못했고, 아직도 기계를 더 사고 기지국을 더 지어야 해요. 그러니 요금은 못내리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도 유선전화요금보다 6∼8배나 비싼건 혹시 자기들 마음대로 요금을 정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

그점은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군요.

이동전화 회사들은 자기 마음대로 요금을 정하지 못해요. 가장 큰 이동전화서비스회사인 SK텔레콤은 요금을 정할때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해요.정부는 국민들을 위해 일일히 원가를 따진뒤 회사에 적당한 이익을 보장할 수 있는 요금만 허락하고 있어요. 물론 SK텔레콤을 제외한 한통프리텔 등 PCS 3개사는 마음대로 요금을 정할 수 는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자기 회사보다 여러가지 면에서 앞서 있는 SK텔레콤보다 요금을 많이 받아서는 가입자들이 외면할게 뻔하니까요.

그래도 우리나라 이동전화요금이 비싸다는 얘기는 계속 나옵니다. 정부에서 현재 이동전화요금을 잘 검토해서 내년쯤엔 가입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고친다고 하니 한번 기대해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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