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증시 PER 13배 … 10년간 평균보다 12% 낮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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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많은 사람이 지금은 불확실성의 시기라고 말한다. 그런데 시장은 항상 불확실하다. 2007년도 불확실했다. 하지만 그때 우리는 불확실하다는 것을 몰랐다. 2001년 9월 10일도 불확실했고, 1997년 10월도 불확실했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말이다. 불확실한 시대의 투자란 무엇인가를 그는 이렇게 압축했다. 이에 대한 답은 장기투자다. 역사는 결국 장기투자한 투자자가 후한 보상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인도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다. 인도 주식 시장은 강한 변동성이 있을 때마다 이후 강하게 상승했다. 크게 떨어지면 이후 몇 년 안에 다시 최고가까지 오르곤 했다.

 최근 인도 주식시장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세 번이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07년 이후부터 올해까지 세계 금융위기 시기다. 다른 두 번은 97년 전후의 아시아 금융위기, 2001년의 닷컴 버블 붕괴 때였다.

  최근 5년간 인도 증시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달리 보면 세계 경제 환경이나 인도 국내 요인이 좋아진다면 급반등해 투자자를 놀라게 할지도 모른다는 의미도 된다. 인도 주식시장이 어느 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면, 그 다음 2년 동안에는 평균 56%, 연환산 24.98%의 수익을 내곤 했다.

 최근 인도 기업의 실적은 정체되고 있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인도 상장기업의 주당순이익은 평균 6.4%씩 늘어났었다. 올 들어 기업 이익이 늘지 않는 것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이자 부담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에만 해도 인도 상장사는 최대 순익을 냈다. 올해 기업이 겪는 문제의 대부분은 이른바 ‘3F’, 즉 식료품(Food), 연료(Fuel), 비료(Fertilizer) 보조금 때문이다. 그러나 배럴당 128달러에 이르기도 했던 원유값은 이제 96달러 부근까지 하락했다.

 주가도 높지 않다. 인도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계속 하락했다. 현재는 13배에 가깝다. 인도 센섹스 지수의 과거 10년간 평균인 14.7배보다 12% 낮다.

 결국 1년 이상의 장기 관점으로 보고 오늘 투자한다면, 과거 경험상 20% 넘는 수익을 바라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도의 소비 수요가 높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명목성장률은 79년 이후 매년 14.1%였다. 같은 기간 센섹스 지수는 매년 약 15%의 수익률을 보였다. 13배 수준의 주가수익비율은 과하게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인도 경제에 대해 거의 매일 부정적인 뉴스가 흘러나온다. 그러면서 인도 경제의 강점이 잊혀지기 쉬운 상황이 됐다. 하지만 인도 경제는 우수한 인구통계학적 구조, 높은 가계 저축률, 중국 위안화 대비 인도 루피화의 평가절하로 인한 수출 경쟁력 상승,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산업 인프라 등 유리한 측면이 많아지고 있다. 투자자는 단기적으로는 인도 시장의 부정적인 측면을 경계하되, 길게 보고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인도 주식 구성을 되살리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고팔 아그라왈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최고투자책임자(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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