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cover story] 독도에 가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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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에 올라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목이 터지게 노래를 부르고 싶다."

24일부터 독도가 일반인에 개방되면서 바람은 현실로 바뀌었다. 벌써부터 경북 울릉군청의 독도계는 폭주하는 문의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울릉도.독도 관련 상품을 준비한 여행사들은 두 배 이상 늘어난 상담을 소화하느라 즐거운 비명이다.

독도의 전초기지인 울릉도로 가는 배편은 경북 포항과 강원도 동해에서 매일 출항한다. 동해에서 출발하는 한겨레호는 445명, 포항을 왕복하는 선플라워호는 815명이 정원이다. 2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경북 후포항에서 부정기적으로 운항하는 배도 있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인 독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울릉군에 입도 신청을 해야 한다. 전에는 미리 신청서를 내고 상륙허가를 기다려야 했지만, 이젠 배에 타기 전에 신청서만 내면 된다. 천연기념물인 독도에 1회 상륙할 수 있는 인원이 70명. 하루 두 차례 상륙할 수 있기 때문에 140명이 입도할 수 있다.

여행사들은 "입도 인원이 200명을 넘어야 수지가 맞는다"며 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도동항에서 독도까지 가는 배는 삼봉호(승선인원 270명, 매일 출항, 2시간30분 소요)와 한겨레호(수.금.일요일 출항, 1시간 소요). "3만7500원의 뱃삯을 낸 손님 중 누구는 독도 땅을 밟고 누구는 바다에서 구경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냐"고 주장한다. 그래서 울릉군청은 200~300명까지 독도에 오르되 탐방로는 불허하고 선착장 주변만 관광하는 내용의 조례제정 방안을 문화재청과 협의 중이다.

그러나 많은 인원이 휘젓고 다니면 천연기념물인 독도를 제대로 보존할 수 없다는 게 문화재청의 입장이다. "그동안 많은 식물을 이식하려 노력했는데 모두 실패했다. 지금의 식물마저 사라지면 독도는 불모의 섬이 될지도 모른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문화재청은 서도는 제외하고 동도만 개방하고, 또 4월 30일까지 독도의 제반시설을 안전하고 깔끔하게 정비해 탐방객을 본격적으로 맞이하기로 했다.

여행사들은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70명 가까이 탑승하면 운항에 나설 채비다. 비용도 5000~1만원 올릴 계획이다. 울릉도 2박 패키지 상품도 준비 중이다. 본격 독도 관광시대가 코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돌을 집어온다거나 야생초에 손을 대는 것은 금물. 탐방로에 서서 눈으로 보듬는 것이 독도 사랑, 아니 국토 사랑일 터이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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