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선 삼미특수강 상무, 고려산업개발 살리기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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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손자인 정일선(鄭日宣.32) 삼미특수강 상무가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고려산업개발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산업개발은 당초 鄭전명예회장이 4남인 고(故) 정몽우씨 몫으로 남긴 회사. 현재 鄭전명예회장의 며느리이자 몽우씨 부인인 이행자(李幸子.56)씨가 이 회사의 고문으로 있으며, 李씨의 오빠인 이진호 전 회장이 지난 연말까지 경영을 맡아왔었다.

아직 현대중공업이 최대주주지만 鄭상무와 동생인 문선.대선씨도 각각 0.30~0.49%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고려산업개발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설 연휴 직전 자금담당자가 사실상 소유주인 李고문과 鄭상무에게 회사 현황을 설명했다" 며 "이후 鄭상무가 발벗고 나서 삼촌인 정몽구.몽헌 회장과 몽준 고문(국회의원) 등에게 지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29일 이 회사의 미분양 아파트 3천여가구를 담보로 90억원을 지원한 것도 鄭상무의 이와 같은 행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고려산업개발은 장기간 건설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현재 총부채가 1조66억원에 달하는 데다 지난해 현대건설과 함께 회사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鄭상무는 정몽구 회장 그룹인 기아자동차 기획이사로 근무하다 지난해 연말 상무로 승진해 인천제철로 옮겼으나 한달도 지나지 않아 삼미특수강 서울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주목을 받았다. 법정관리 중인 삼미특수강은 지난해 12월 5일 인천제철이 지분 68%를 인수한 회사다.

정몽구 회장은 사망한 동생의 아들인 鄭상무를 기아차에서 경영수업을 받게 했으나 지난해 몽헌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은 이후 후계 구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그를 삼미특수강으로 보낸 것으로 재계는 해석하고 있다.

鄭상무는 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의선(義宣.32.현대차 상무)씨와 같은 또래로, 어려서부터 鄭전명예회장의 청운동 집에서 함께 지내며 클 정도로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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