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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즉시연금 월 지급액 …흥국생명이 가장 많이 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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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시중 금리보다 즉시연금보험의 이율이 덜 변하는 편입니다. 또 최악의 경우 시중 금리가 크게 떨어져 최저이율만 받는 상황이 돼도 은행 예금금리는 따라갑니다. 게다가 비과세지요. 지금은 이만한 상품이 없습니다.”

 보험 설계사의 말이 아니다. 지난달 21일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있는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고액자산가 설명회에서 이 회사 김현수 자산관리 컨설팅부 차장이 이렇게 얘기했다. 증권사에서 ‘보험상품이 제일 낫다’고 추천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회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요즘 부자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게 즉시연금이다. 10년간 해약만 하지 않으면 세금을 한 푼도 안 내는 데다, 김 차장의 말처럼 수익률도 나쁘지 않으니 망설임 없이 뭉칫돈을 집어 넣는 것이다.

 즉시연금은 여느 보험과 다르다. 일부 보장 기능이 있긴 하지만 예금이나 투자상품에 가깝다. 구조도 매우 단순하다. 그래서 어느 회사 것이든 다 비슷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대형 보험사 상품만 찾던 이들이 최근에는 수익률을 비교하고 따져보기 시작했다. 조혜진 삼성증권 SNI서울파이낸스 PB(프라이빗 뱅커)는 “요즘 즉시연금 가입자의 성향이 둘로 나뉜다”고 말했다. 조 PB는 “절반은 오래 투자할 것이므로 안전한 게 최고라며 대형 보험사 상품을 택하고 다른 절반은 10원이라도 더 나오는 보험사의 것을 고른다”고 전했다.

 설계사보다는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에서 많이 팔리는 것도 일반 보험과 다른 점이다. 한 대형보험사의 경우 일반 보험의 80%가 설계사를 통해 판매되지만, 즉시연금만큼은 55%가 은행과 증권사에서 팔린다. 목돈을 한꺼번에 내는 상품이므로 특히 PB센터가 주요 판매처다. PB들은 여러 보험사 것을 두루 비교해 추천한다.

 실제로 판매사가 매긴 각 보험사의 즉시연금 ‘성적표’를 보니 수익률 차이가 적지 않았다. 30일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PB센터에서 만든 즉시연금 비교표에 따르면, 5월 기준 흥국생명과 알리안츠생명 상품이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더불어 삼성증권은 우리아비바생명, 우리투자증권은 미래에셋생명의 즉시연금도 추천했다. 시장점유율 1위 삼성생명의 즉시연금은 안정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두 증권사 PB가 추천한 즉시연금은 적용 금리(공시이율)와 최저 보증이율이 모두 높았다. 즉시연금보험의 수익률은 공시이율에 따라 결정된다. 공시이율은 해당 보험사가 정해 매달 고시한다. 그 회사가 자산을 굴려 얻은 수익률과 시중 금리 등을 두루 감안해 결정된다. 5월 기준 즉시연금보험의 공시이율은 흥국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5%로 가장 높았다.

 최저보증금리는 시중금리가 떨어져 공시이율도 같이 낮아질 때 ‘최소한 이만큼은 준다’는 한계선을 미리 정해놓은 것이다. 즉시연금은 10년 넘게 가는 장기상품이다. 먼 훗날 금리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보니 안전장치를 붙여둔 것이다. 흥국생명·우리아비바생명·신한생명의 최저보증금리가 3%로 높았다. 다른 보험사는 최저 2.5%를 약속했다.

 흥국생명의 즉시연금은 공시이율과 최저보증이율이 모두 높고 사업비는 적어서 실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즉 1억원을 즉시연금에 넣었을 때 가장 많은 돈을 받는다. 다만 이 회사 즉시연금은 사망에 대한 보장 기간이 5년으로, 다른 보험사보다 짧다. 알리안츠생명은 공시이율이 4.7%로 높지 않다. 하지만 고액 가입 시 보험료를 깎아주는 옵션이 붙어 있었다. 이 때문에 실질 수익률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1억원 일시 가입을 하면 30만원을 할인해 실제로는 9970만원만 내면 된다.

 보험사 간의 공시이율 차이는 0.3%포인트 안팎으로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장기 상품이어서 이런 차이가 10년간 쌓이면 무시 못할 금액이 된다. 60세 남자가 중도해지 가능한 10년 만기, 매달 이자만 받는 원금보존형으로 즉시연금보험에 가입했다고 하자. 5월 공시이율 기준으로 흥국생명은 매달 36만원, 삼성생명은 32만2000원의 연금이 나온다. 월 3만8000원 차이다. 지금 금리가 앞으로도 계속 똑같다고 가정하면 10년간 받는 연금은 흥국 4331만원, 삼성 3864만원으로 500여만원 차이가 난다.

 하지만 즉시연금보험을 비교할 때 당장의 이율 말고도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일부 보험사 즉시연금에는 중도인출과 추가납입 기능이 있다. 이를 활용하면 10년 비과세 혜택은 챙기면서도 돈이 묶이지 않는 효과가 있다. 또 현재 공시이율이 높은 보험사가 앞으로도 가장 많은 금리를 준다는 보장이 없다. 김현수 우리투자증권 차장은 “지금 당장은 중형보험사 공시이율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변동폭이 큰 편이고 대형사는 비교적 덜 변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시이율 즉시연금보험을 포함, 저축성 보험에 적용되는 금리. 각 생명보험사가 자사의 자산운용 이익률과 대출이율, 시중금리 등을 감안해 정하고 매달 공시한다. 시중 금리 지표로는 3년 또는 5년 만기 국채금리, AAA급 회사채 금리, 1년 만기 통화안정증권 금리, 은행 정기예금 금리 등을 쓴다. 원칙적으로 매달 달라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보험사가 그리 자주 공시이율을 바꾸지 않는다. 대체로 시중 금리와 비슷하게 움직이지만 금리 급등락기에는 차이가 크게 벌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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