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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 센츄리 베스트 1. 오사카 긴데쓰 버펄로즈

중앙일보

입력

오사카 긴데쓰 버펄로즈 (이하 긴데쓰)는 양리그 분립 첫해이던 1950년, '긴데쓰 펄스'라는 명칭으로 창단, 퍼시픽 리그의 멤버로써 일본 프로야구계에 첫발을 디뎠다.

양리그 분립 선언과 함께 러쉬를 이루던 '창단 작업'에 뛰어들었던 팀이었으니 만큼, 팀의 전력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고 거기에다가 1리그 시대의 스타 플레이어의 영입에도 실패, 팀은 창단 첫해이자 양리그 분립 첫해 퍼시픽 리그 최하위의 수모를 당하게 된다.

44승 72패 4무, 승률 3할 7푼 9리의 암담한 성적.

세월이 지나도 팀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양리그 분립 후, 센트럴 리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20년 동안 리그 제패를 15회나 한 것에 비해, 같은 시기 동안 긴데쓰는 무려 13회나 최하위를 경험하는 '극과 극'을 연출하기도 한다.

그나마 고다마 아키토시 (3루수) 외엔 이렇다할 스타도 없이 매년 '도전 ! 꼴찌 탈출 !'식의 세월만 보내던 팀은 도쿠히사 토시아키 (61년 입단, 신인왕), 도이 마사히로 (62년 입단), 사사키 고이치로 (63년 다이요 훼일즈로부터 이적), 스즈키 케이시 (사진, 66년 입단) 등 리그를 대표할 만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탄생, 일본 야구계에 팀으로써의 '존재감' 정도는 일깨워 줄 수 있었다.

그러나 치바 시게루, 벳토 가오루, 이와모토 요시유키, 고다마 아키토시, 미하라 오사무 등 실력과 덕망을 겸비한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들이 줄줄이 팀을 맡았는데도 불구, 성적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며 결국 팬들과 언론들로 부터 '구계의 짐짝'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신세로까지 전락하고 만다.

양리그 분립 후 19년 만에 처음으로 A클래스 (69년, 2위, 미하라 오사무 감독)에 들어 섰으니 말 다했다 하겠다. 다행인 것은, '명장' 미하라 오사무와 그 후임이던 이와모토 다카시 시절 (69 ~ 73)을 통하여 거의 매년 '독점' 해오던 최하위 자리도 한번만 차지 했을 뿐, 대부분의 시즌을 A클래스로 마감하며 '신흥 강호'로써의 입지를 굳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무렵 긴데쓰의 프런트는, 이렇다할 팀 색깔이 없어 전전 긍긍하던 '회색 구단' 한큐 브레이브스 (현 오릭스 블루 웨이브)를 퍼시픽 리그 최강의 팀으로 탈바꿈시킨바 있는 니시모토 유키오 감독을 영입, 그의 손으로 '패배 의식'에 젖어 있던 팀 분위기를 새로이 탈바꿈 시켜주길 기대한다.

프런트와 팬들의 기대대로, 니시모토가 이끄는 '긴데쓰 호'는 첫 4시즌을 B클래스 급으로 마쳤으나 (74 ~ 77시즌, 5위 - 2위 - 4위 - 4위의 순), 착실히 팀을 정비한 끝에 `78 시즌 리그 2위에 이어 `79, `80 시즌을 연거푸 제패하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센트럴 리그의 야쿠르트 스왈로즈가 1978년, 창단 28년만에 리그 및 일본 시리즈 패권을 차지하는데 큰 몫을 차지한 '대형 용병' 매뉴얼을 비롯, 쿠리하시 시게루, 이시와타 시게루, 나시다 마사타카 (현 감독), 사사키 쿄스케, 히라노 미츠야쓰 등의 강타선, 그리고 스즈키 케이시, 이모토 다카시, 야나기타 유타카 등의 투수력의 조화가 우승을 차지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러나 '비운의 감독' 니시모토 유키오는 역시 '비운'이었다. 2년 연속 일본 시리즈에서 맞붙은 히로시마 카프에게 3승 4패로 연이어 패배한 것. 특히나 3승 3패로 팽팽히 맞서던 7차전의 9회말, 무사 만루의 찬스가 '에나쓰 유타카의 마술 투구' 앞에서 힘없이 무너지며 패하고 말았던 79년의 시리즈는 아직도 긴데쓰 팬들의 가슴에 사무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니시모토가 떠난 후 A클래스와 B클래스를 오가며 별 특징없는 팀이 되어 버린 긴데쓰는, 88년에 오기 아키라 (현 오릭스 감독)가 감독으로 취임하며 다시 리그의 강팀으로 거듭나게 된다.

'홈런 아니면 삼진'의 용병 브라이언트, 아라이 히로마사, 오오이시 다이지로 등이 주축이 된 타선과 얼마전 은퇴를 발표한 '비운의 에이스' 아와노 히데유키와 현 콜로라도 록키즈의 요시이 마사토, 그리고 너무도 유명한 '토네이도' 노모 히데오를 중심으로 한 투수력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다시금 세이부 라이온즈, 오릭스 블루 웨이브와 함께 우승 후보로 언급 되기 시작한 것이다.

대부분 세이부의 기세에 밀려 리그 막판 아쉬움을 더하기도 하였으나, 결국 `89 시즌에서 팀 사상 3번째의 리그 제패를 달성하며, 일본 시리즈 '처녀 우승'의 꿈에 다시금 한발짝 다가서게 된다.

그러나, 최강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맞붙은 이 시리즈에서 긴데쓰는 초반 3연승을 지키지 못하고 내리 4연패하며 또다시 주저 앉아 아직까지 '일본 시리즈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유일한 팀으로 남게 된다.

최근에는 필 클락 (올시즌을 끝으로 일본 야구계를 은퇴), 터피 로즈, 나카무라 노리히로로 이루어진 리그 최강의 '클린업 트리오'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투수진과 그 밖의 타선 부진으로 매년 부진한 성적을 벗어나지 못해 (`99, `2000 시즌 최하위), '우승의 염원'으로 가득차 있는 긴데쓰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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