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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외국뉴스 보며 말하기 훈련 … 세계를 보는 눈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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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KIMC고교연합의 하나인 서울 영일고의 KIMC영일 동아리 회원인 박규건(왼쪽)·시정우(오른쪽)군이 회원들과 국가별로 역할을 맡아 소규모 모의국제회의를 영어로 연습하고 있다.

16일 서울 영일고의 한 교실. 2학년 6명이 모여 유럽의 재정 긴축 정책에 대해 능숙한 영어로 열띤 설전을 벌였다. 공격적인 질문이 오가면 준비한 자료를 뒤적이며 답변을 준비하느라 이마엔 땀이 맺혔다. 이들은 ‘KIMC영일’ 동아리 회원들로 올 8월 3일 열릴 한국모의국제회의(KIMC)에 출전하기 위해 맹연습 중이다. 일반고 학생들이지만 특목고 학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KIMC에 도전장을 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대회 직후부터 1년여 동안 실력을 갈고 닦았다.

이들의 열정이 처음부터 불탔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개최한 KIMC가 회원들이 마음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5월 ‘KIMC영일’ 동아리의 부장이 된 박규건(서울 영일고 2)군은 본격적으로 대회를 연습할 때 처음엔 막막하고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KIMC를 연습할 수 있는 교육체계가 제대로 짜여 있지 않은 데다 친구들은 영어로 말하기가 쑥스러워하는 바람에 토론다운 토론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나곤 했다.

박군은 지난 겨울방학 때 열린 KIMC 윈터 세션(Winter Session, KIMC 전국고교생연합동아리 회원들이 워크숍 형태로 진행한 KIMC 소규모 버전)에 참여했다. 여기에서 사무국 위원이 돼 대회 전체를 운영·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박군은 “큰 그림을 그리며 대회를 관리하게 돼 KIMC에 대해 이해를 높이는 경험이 됐다”고 회상했다. 이를 통해 “논의 방향에 대한 큰 흐름과 방향을 설정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며 “이를 친구와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와 꿈도 비슷하고 실력도 우수한 친구들도 만나 공부에 큰 자극제가 됐다”고 말했다.

KIMC영일 다른 회원들도 박군과 같은 경험을 쌓으면서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시정우(영일고 2)군은 자료 조사 능력을 키웠다.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한 토론을 앞두고 미국 정치권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최근 미국 상원위원 홈페이지를 둘러봤을 정도다.

각 나라의 대표를 맡은 회원들은 토론할 땐 자신이 맡은 나라가 어떤 입장인지 조사하면서 시사 상식도 쌓는다. 각자 매일 영문으로 된 국제 시사뉴스를 보고, 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정리한 뒤 기승전결에 맞춰 논리적으로 말하는 연습을 했다.

박군은 “모의국제회의 발화 형식을 소개한 가이드북을 활용하니 말하기 실력을 가다듬는 데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1학년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가르쳐주고 회의 시범을 능숙하게 보이는 수준을 갖추게 됐다”고 자랑했다. 이어 “1학년과 2학년이 1대 1 멘토링을 맺고 부족한 점을 서로 보완하면서 협동심도 키우고 있다”며 “일반고에서 KIMC 동아리를 운영할 수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KIMC영일과 같은 KIMC고교연합 동아리는 2010년 4월에 2개 고교로 시작해 2년이 지난 지금은 32개 고교 400여 명에 이른다.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수 있는 교내 동아리라는 점과, 각 고교 대표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KIMC고교연합의 활동은 다른 영어 동아리와 다르다. 서울 숙명여고는 미국 대학생들의 모의유엔회의 동영상과 CNN 뉴스를 찾아보고 지난해 KIMC를 보면서 발표에 맞는 표현 능력을 익히고 있다. 황지영(숙명여고 1)양은 “세계인이 모인 격식 있는 자리에서도 능숙한 영어와 세련된 자세로 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다른 고교와의 활발한 교류도 강점이다. 인천 대건고는 이화외고·숙명여고 등과 연합 모의국제회의를 열 예정이다. 김수원(인천 대건고 2)군은 “KIMC고교연합을 통해 다른 학교, 다른 지역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세상을 보는 시각이 넓어졌다”고 뿌듯해했다.

KIMC고교연합은 7월 26일 한국외대 국제관 애경홀에서 2012 한국모의국제회의(KIMC) 참가자를 대상으로 전국 규모의 ‘국제시사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KIMC고교연합 대표들이 PPT 발표 자료를 활용해 미국·유럽·중동 등 6대륙의 2012년 상반기 주요 세계 이슈를 강연할 계획이다. 조사 자료와 한국어 동시 통역도 제공한다.

글= 임선영 기자
사진= 김경록 기자

2012 한국모의국제회의(KIMC) 참가자 모집

중앙일보와 한국외국어대가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2012 한국모의국제회의(Korea International Model Congress, KIMC)’를 공동 개최합니다. 6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미국 의회와 유엔 국제기구 등 총 10개 위원회를 구성해 글로벌 이슈에 대한 토론 과정을 거쳐 법안을 마련·의결하는 대회입니다. 모든 과정이 영어로 진행됩니다. 참가 학생 전원에겐 인증서를 발급합니다.

일시·장소 8월 3(금)~5일(일) 한국외국어대 국제관과 강의실

참가자격·인원 중3~고3 선착순 300명

참가비용·신청 25만원, 6월 15일까지 홈페이지(jmynews.co.kr)

문의·카페 02-6262-5678, cafe.naver.com/hikimc

주관 중앙일보미디어플러스, KIMC고교연합

후원 주한 호주대사관, 호주 멜버른 대학교, KT, LG유플러스, KB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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