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매기, 행운의 앨버트로스

중앙일보

입력

지구상에서 날 수 있는 가장 큰 새 신천옹(信天翁). 서양인들에게는 앨버트로스(더블 이글)로 불리는 새가 마침내 날개를 폈다.

2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TPC(파71.6천3백80m)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피닉스 오픈 1라운드에서 앤드루 매기(39.미국.사진)가 17번홀(파4.3백m)에서 친 드라이버샷이 홀에 들어간 것이다.

매기의 티샷은 그린 앞에 떨어진 뒤 그린으로 굴러 올라갔고 퍼팅을 마치고 그린을 벗어나려던 앞조의 톰 바이럼의 퍼터에 살짝 맞고 컵속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행운의 행운이 따른 앨버트로스였다.

퍼팅을 마치고 홀에서 공을 꺼내들었던 바이럼은 우측에서 날아온 물체에 깜짝 놀라 몸을 피했으나 공은 이미 홀인된 후였다.

매기는 심판원을 불러 이를 알렸고 골프 규칙 19조에 의해 앨버트로스를 인정받았다.
19조 1항은 '움직이고 있는 볼이 국외자에 의하여 정지되거나 방향을 바꾼 때에는 벌타없이 그 볼은 있는 상태 그대로 플레이돼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TPC 스코츠데일 17번홀은 비록 길이는 짧지만 사막이 조성된 코스의 특징이 그대로 살아 있다.
페어웨이 양편은 모래로 둘러싸여 있고 그린 앞에는 다섯개의 크고 작은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그린 뒤에는 큰 연못이 널려 거리 조절에 실패하면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매기보다 앞에서 티업했던 타이거 우즈도 1온 2퍼팅으로 버디를 기록했다.

파3홀에서 종종 생기는 홀인원보다 훨씬 확률이 적은 앨버트로스는 지난해 PGA 투어 공식 경기에서 여섯차례 나왔지만 모두 파5홀에서 이뤄졌다.

매기는 앨버트로스로 단번에 3타를 줄였고 4개의 버디를 잡았지만 15번홀에서 더블보기 때문에 5언더파 66타로 공동 10위에 랭크됐다. 1984년 프로에 뛰어든 매기는 통산 4승을 올린 베테랑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