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주영 없습니까, 이동국 있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이동국

K-리그 14라운드가 열린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 2만765명이 모인 가운데 전북 현대가 리그 1위 수원 삼성과 맞붙었다. 전주성 빅매치의 결과는 3-0 전북의 승리. 전북은 2008년 이후 수원전 9경기 연속 무패(5승4무)를 이어갔다. 경기 후 이흥실(51) 전북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5일간의 달콤한 휴가를 줬다. A매치 휴식기라 다음 달 13일까지 경기가 없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라커 룸이 떠나갈 듯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동국(33)은 잠시 미소를 지었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그에겐 휴가 기간 동안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다.

 이번 국가대표팀에서 최고참으로 이름을 올린 이동국의 책임감은 막중하다. 수원전을 마친 후 “이제 K-리그는 잠시 잊고 대표팀에 전념하겠다”고 말할 때는 비장함까지 느껴졌다. 그는 27일 대표팀에 함께 뽑힌 동료 김정우(30)와 함께 스위스행 비행기를 탔다. 스위스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대표팀은 31일 ‘세계 최강’ 스페인과 A매치 평가전을 한 뒤 다음 달 카타르·레바논과 차례로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 예선(1차전 9일, 2차전 12일)을 치른다.

 이번 대표팀에는 박주영(27·아스널)이 빠졌다. 팬들도, 같이 뛰는 선수들도 이 상황이 낯설기만 하다. 박주영이 없는 대표팀에 대한 이동국의 생각은 어떨까. “대표팀에 들어오는 선수들은 한국 최고의 기량을 가졌다. 어느 선수든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평가전을 통해 선수들이 그 점을 증명할 것이다. 최종 예선은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 좋은 기량으로 경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가 모인 대표팀은 박주영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뜻이었다.

 ‘중동 킬러’ 이동국은 컨디션이 좋고 마음도 편하다. 이동국은 “이번 세 경기는 월드컵으로 가는 첫 단추다. 평가전을 잘 치른 후 카타르 원정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지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그를 잘 아는 최강희(53)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이라 심리적 부담도 작다. 이흥실 감독대행은 “지금과 같은 컨디션이라면 최종 예선뿐만 아니라 월드컵 본선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며 제자를 한껏 띄웠다.

 이동국은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기분 좋은 기록도 세웠다. 26일 수원전에서 2도움을 추가한 이동국은 신태용·김현석·데니스·김은중에 이어 프로 통산 다섯 번째로 50골-50도움을 달성했다. 이동국은 현재 122골·50도움으로 K-리그 최다 골과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한편 제주 유나이티드는 27일 상주 상무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선제골을 내줬으나 오반석·산토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승점 28(8승4무2패)을 기록한 제주는 2위로 뛰어올랐다.

전주=오명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