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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터널·엘리베이터 피하고...손 계속 씻고... 끝없이 걱정하고 ...

중앙선데이

입력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불안감은 모든 사람이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이다. 외부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경보장치다. 불안은 세기에 따라 단순한 떨림에서 극단적인 공황(panic)까지 넘나든다. 상황에 비해 장기간, 극심한 불안이 지속되면 정신적·신체적 고통이 나타난다. 정신의학에서는 이를 ‘불안장애’라 진단한다. 공황장애가 대표적이다. 범불안장애, 강박장애, 대인공포증… 이름만 들어서는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지만, 증상은 엄연히 다르다. 비슷한 듯 다른 불안장애에 대해 알아봤다.

광장공포증
광장과 같이 넓은 장소나 급히 빠져나갈 수 없는 장소에 혼자 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증상이다. 사람들이 밀집한 공공장소나 백화점, 영화관, 터널, 엘리베이터 등 특정 장소에 혼자 있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불안감으로 인해 갑자기 식은땀이 흐르고 현기증이 발생하며 가슴이 두근거린다. 광장공포증 환자는 발작을 경험했던 장소나 상황을 자꾸 회피하려 한다. 심하면 외출도 거의 하지 않으며, 혼자 있는 것조차 두려워하게 된다. 공황장애의 40~70% 정도는 광장공포증을 동반한다. 가수 김장훈씨가 대표적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전쟁이나 교통사고, 강간 등 극심한 스트레스와 충격이 동반한 사건을 경험한 후 계속적인 불안과 고통을 느끼는 증상이다. 당시의 사건을 계속 회상하고 그와 비슷한 장소나 이야기, 대상을 피하게 된다. 자율신경계의 각성작용이 나타나 항상 신경과민 상태이며,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성격이 날카로워진다.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지속기간이 3개월 미만이면 급성 스트레스장애라 구분한다.
 
범불안장애
불안한 감정이 생활 전반에 널리 퍼져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건강과 장래, 취업, 사업 등 불안의 대상이 구체적인 경우도 있지만 막연하게 두려운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도 있다. 항상 불안 초조한 상태로 걱정 정도가 극심하진 않지만 기간이 짧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된다. 떨쳐버리려 해도 쉽지 않아 일에 집중하기 힘들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자율신경이 늘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라 가슴 두근거림, 떨림, 피로,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강박장애
부질없는 걱정으로 강박적 사고와 행동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청결에 대한 강박사고 때문에 반복적으로 손을 씻거나, 방금 잠근 문을 재차 확인하고 수차례 청소하기도 한다. 화재에 대한 강박장애가 있으면 가스레인지 밸브가 제대로 잠겼는지 몇 차례 반복 확인한다. 순서나 규칙성에 집착해 순서대로 물건을 배치해야 직성이 풀린다. 일상에서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능력과 작업수행이 뒤처진다.

특정공포증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공포증이다. 공포를 느끼는 상황·대상은 고양이·개 등의 동물을 비롯해 번개·천둥 같은 자연현상, 엘리베이터, 비행기 등 밀폐된 장소, 주사 맞는 거, 피를 보는 거 등 다양하다. 특정공포증을 경험하는 이들은 자신의 두려움이 비합리적인 것임을 알면서도 자꾸 그 대상을 회피하려 한다. 어린 아이들에게서도 나타나며 성장하면서 저절로 소실되기도 한다.
이 밖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포를 느끼며 회피하는 사회공포증이 있다.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하기, 함께 식사하기, 남이 보는 앞에서 글씨쓰기, 공중 화장실에서 소변 보기 등 일상에서 흔한 상황이 불가능할 정도로 공포를 느낀다. 

도움말=계명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김정범 교수,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범희 교수

오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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