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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누구 심장이 강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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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준결승 3국> ○·원성진 9단 ●·천야오예 9단

제1보(1~20)=준결승 3국 중 1국을 승리했던 원성진 9단은 2국에서 2집반을 졌다. 스코어는 1대1. 이튿날 최종국이 열렸다. 돌을 가려 천야오예의 흑. 첫 수가 우상귀 소목에 떨어졌다. 중국 단장은 4강이 결정됐을 때 구리 9단을 제쳐놓고 “천야오예가 우승한다”고 예언했다. 천야오예는 강하다. 한국의 고수들도 대부분 그의 실력을 인정하고 그와 맞붙는 것을 꺼려한다. 하지만 그는 결정력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원성진 9단의 심장은 어떨까.

 12에 대한 13의 반발이 이 판의 골격을 결정지었다. 그냥 이어준다고 해서 나쁘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승부란 기세가 중요한 것. 천야오예도 실리를 좋아하는 기풍이지만, 고분고분 둘 수 없다며 이를 악물고 15에 두었으리라.(15로 과거엔 ‘참고도1’ 흑1로 두었고 백은 2로 두었다. 이보다는 15가 한결 발전된 수라는 게 박영훈 9단의 해석이다.)

 18로 갈라 치고 19로 육박했을 때 A로 전개하는 대신 20으로 뛴 것도 음미할 만한 대목이다. 백이 ‘참고도2’ 백1로 벌리면 흑은 즉각 2, 4로 씌워온다. 흑의 세력이 위협적인 반면 백돌은 낮게 치우친다. 원성진 9단은 이 점을 꺼렸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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