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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어린이들 꿈의 동산 … “놀이공원보다 신나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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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호 06면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학습장인 ‘새싹꿈터’가 17일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금왕리에 문을 열었다. 폐교를 리모델링한 꿈터는 입소한 어린이들에게 2박3일간 꿈과 희망을 선사하게 된다. 큰 사진은 체험학습을 위해 교정을 나서는 어린이들. 작은 사진들은 동화의 나라처럼 꾸며진 입소 어린이들의 숙소다. 위부터 숲속여행, 북극여행, 바다여행이란 이름을 붙였다. 최정동 기자

“TV에서 나오는 바다 밑이랑 숲 속 오두막 같은 데서 잠을 자니까 너무 신기했어요. 계속 여기에서 지내고 싶어요.”(서울 양천구 K초교 5년 이○○)
“나중에 선생님이 되고 싶은데, 연극에서 선생님 역할을 해보니까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양천구 Y초교 4년 김○○)

대한민국 최초 사회공헌 네트워크 ‘새싹꿈터’ 결실

17일 경기도 양평의 ‘새싹꿈터’에 온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한가득이었다. 아이들은 알록달록한 건물 색깔에 감탄을 터뜨리다가 동화 속 장면처럼 꾸며진 교실들에 들어가서는 환호성을 질렀다. 야외 캠프 활동을 하기 쉽지 않은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환상의 캠프 공간을 만들어 주자는 기업들의 노력이 마침내 열매를 맺었다.

기업 네트워크인 ‘드림투게더(Dream Together)’는 17일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금왕리의 한 폐교를 리모델링해 ‘새싹꿈터’를 열었다. 이날 입소한 1기생 80명의 어린이들은 2박3일간 숲으로 우거진 그림 같은 학교에서 맘껏 뛰어놀고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면서 장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키우게 된다.

드림투게더(Dream Together)에는 18개의 기업과 단체들이 참여했다. KT가 앞장섰고 KBS 방송국에서도 차량을 지원했다. 고려대, 대명레저산업, 매일유업, 어린이 출판사 비룡소, 베스티안 화상후원재단, 세브란스병원, 엘리트학생복, 와이그룹, 이스트소프트, 일성건설, 정철영어TV,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코리아 보드게임즈, 하나투어, 한국건강관리협회, 함소아 한의원 등 어찌 보면 아무런 연관관계가 없는 기업과 단체들이 ‘새싹꿈터’ 건립에 힘을 보탰다. 국내에선 일부 대기업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장학금을 내거나 저소득층 지원사업을 벌인 경우는 있지만 이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 출판사, 병원, 대학까지 힘을 합쳐 네트워크를 구성해 사회공원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국내 빈곤 아동은 전체 아동의 10% 선인 1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 중 10만 명 정도가 전국 3900여 ‘지역아동센터’(옛 공부방)의 돌봄을 받고 있다. 이 학생들이 앞으로 ‘새싹꿈터’의 주요 방문객이 될 것이다. 폐교의 리모델링은 최대한 아이들의 꿈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공간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칙칙한 폐교 건물은 화사하고 아늑한 컬러의 친근한 놀이터로 둔갑했다. 특히 아동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우주, 바다, 북극, 숲 속 등 4개의 테마로 꾸며진 방들은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줘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게 된다.

드림북존으로 이름 지어진 1층 강당엔 수많은 동화책과 어린이 책들이 비치돼 있어 누구나 맘껏 책 읽는 재미에 빠질 수 있게 했다. 이 밖에 체험공방, 산책로, 잔디 운동장 등이 조성돼 아동들의 정서 함양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

인솔교사인 한서지역 아동센터 교사 한은주씨는 “어디에서도 경험하기 힘든 멋진 공간이 아이들에게 생겼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 아이들이 꿈과 직업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정말 유익한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서울 양천지역아동센터 협의회장 이은영씨는 “사회공헌 분야에서 네트워크 사업이 성공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지만 드림투게더는 새싹꿈터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드림투게더는 홈페이지(www.idreamtogether.org)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idreamtogether)을 운영 중이다. 후원이나 재능 기부를 원하는 개인이나 기업은 드림투게더 홈페이지나 페이스북에 접속해 안내에 따라 신청이나 기부를 할 수 있다. 기부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모금되고 기부금 처리가 가능하다. 새싹꿈터 이용을 희망하는 지역아동센터는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현재 드림투게더의 후원 기업은 18개사, 자원봉사자는 2000여 명이다.

후원사 대표이자, 1호 자원봉사 신청자인 KT 이석채 회장은 “저소득층 아동들이 새싹꿈터에서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고 키워 나가길 기대한다”며 “드림투게더 참여자뿐 아니라 사회 각층에서 ‘100만 톨(TOL) 나누기’에 동참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기회 격차’를 해소하는 단초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톨은 ‘Time of Love’의 약자로, 아동들과 마주하고 그들의 꿈을 키워주는 시간을 의미한다. 또한 아동의 꿈이 커져가고(Tall), 이 꿈이 영글어 결실의 낱알(톨)을 맺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체험 프로그램은 ‘꿈 찾기 놀이’ 등 비전 육성 프로그램과, 기업들이 재능 기부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비전 육성 프로그램은 역할극에 참여해 본인의 꿈과 다짐을 친구들에게 발표하는 ‘꿈 찾기 놀이’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꿈을 이룬 명사들이 아동들과 꿈을 이야기하는 ‘드림 토크’ 등으로 구성된다.

체험학습 프로그램의 경우 캠프 참여 아동들은 KBS 스튜디오를 방문해 아나운서 체험을, 매일유업 공장에서 우유 만드는 체험을 하며 대명 비발디파크에서는 물놀이와 스키를 즐길 수 있다.

하나투어 직원들은 세계 여러 나라 문화를 설명해주고, KT는 올레스퀘어 방문 IT체험 등을 통해 아동들의 정보격차를 해소시키면서 인터넷 게임 중독 예방교육도 진행할 방침이다.

정철영어TV의 콘텐트는 아동들의 영어 교재로 활용되고, 코리아 보드게임즈의 다양한 보드게임 체험을 통해 사고력과 사회성을 키울 수 있다. 폐교 교실을 리모델링할 때 동화작가와 화가들을 보내 교실을 꾸며줬던 어린이 출판사 비룡소는 작가들과 아이들과의 만남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세브란스병원, 함소아 한의원은 소외 아동들에게 건강검진을 해주고 의사, 한의사, 간호사 등 직능별 현장체험을 제공한다. 베스티안화상후원재단은 의료인들이 아동들을 대상으로 화상 예방교육을 돕는다. 이스트소프트는 아이들의 창의력과 두뇌개발에 도움이 되도록 알마인드 프로그램을 활용한 디지털 마인드맵 교육을 지원하고, 엘리트학생복은 새싹꿈터 자원봉사자를 위한 유니폼과 교복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일성건설에서는 아동들의 공간지각능력, 수학능력과 창의력 향상을 위한 모형 건축물 제작과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며,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은 아동 대상 사진교육과 플렉스 방문을 주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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