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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화백의 세계건축문화재 펜화 기행] 프랑스 생말로 몽생미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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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종이에 먹펜, 41×58㎝, 2012

아브랑슈의 주교 아베르의 꿈에 대천사 미카엘이 나타나 ‘바위섬에 수도원을 지으라’고 하였습니다. 두 번이나 같은 꿈을 꾸었으나 ‘그냥 꿈이겠거니’ 하였더니 세 번째 꿈에는 손가락으로 이마를 누르더랍니다. 잠에서 깨어나 이마에 난 자국을 보고서야 계시임을 깨달았습니다. 험난한 공사 끝에 서기 709년 몽생미셸을 세웠습니다.

 프랑스 북부 생말로 해안에서 1㎞쯤 떨어진 높이 80m 바위섬에 지은 몽생미셸은 동화에 나오는 ‘마법의 성’처럼 신비롭습니다. 첨탑 꼭대기 미카엘 동상이 황금색 나래를 펼치고 날아오를 것 같습니다. 프랑스에서 제일 처음 유네스코문화재로 지정된 곳으로 루브르박물관 다음으로 방문객이 많답니다.

 좁고 가파른 계단 꼭대기에서 만나는 회랑과 꽃밭은 하늘에 맞닿은 천국처럼 아름답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내려다보면 가슴속 응어리들이 눈 녹듯이 사라집니다.

 건물 돌벽돌이 펜화에는 두께 0.3㎜가 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늘다는 굵기 0.1㎜ 펜으로도 그릴 수 없어 펜촉을 0.05㎜ 정도로 갈아서 그렸습니다. 0.3~0.4㎜ 간격의 세밀 펜화는 잡생각 없이 그려야 합니다. 나라는 존재는 없어지고 그림의 대상과 펜선만 존재하는 것입니다. 무념무상이어서일까요. 그림을 그리면 머리가 맑아집니다.

 국가브랜드위원회 웹사이트(http://www.koreabrand.net/net/kr/book.do?kbmtSeq=1349)에서 우리 문화재를 그린 펜화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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