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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숭동 문예진흥원서 총천연색 조각들 잔치

중앙일보

입력

서울 동숭동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용환전(14일까지)은 빨갛고 파랗게 채색한 알루미늄 가락들이 줄지어 뻗어나가고 휘감기는 현란한 조각들의 잔치다.

조각가 전용환(37)씨가 이탈리아 카라라 국립아카데미아 유학 5년 만에 여는 귀국전이다. 유학 전엔 질박한 반구상의 돌조각을 주로 했던 작가는 "대리석의 본고장에 가서 돌에 파묻혀 있다 보니 어느 순간 돌이 너무 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부터 쇠와 알루미늄으로 여러가지 실험을 해봤다" 고 말한다.

전시작 15점은 철이나 알루미늄 선재(線材)로 만든 입방체의 주변부에 차갑고 따뜻한 여러 색을 칠한 선재가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무정형의 형태가 주조를 이룬다.

좌대 없이 바닥에 놓이기도 하고, 벽에 부조로 부착되기도 하고 공중에 매달리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돼 있다.

작가는 "어렵게 포착되는 상상.생각.담배연기와 같이 일시적으로 스쳐가는 것들을 금속매체와 색으로 시각화했다" 고 설명했다.

미술평론가 김찬동씨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변형되는 컴퓨터 그래픽 동영상으로부터 힌트를 얻은 형상" 이라며 "선재가 순환적인 고리로 연결된 그의 작품은 공간에 그려나간 드로잉의 속성을 지닌다" 고 평가했다.

김씨는 "세계는 줄기와 뿌리, 시작과 끝을 구분할 수 없는 곳이라는 작가의 시각을 조형화하면서 색채로 다양한 감성적 편린들을 나타내고 있다" 고 해설했다. 02-760-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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