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솔로몬저축 임석, 영업정지 직전 간부에게 15억 격려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15일 임석(50)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이 선박운용업체와 증권사 인수 과정에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잡고 돈의 행방을 쫓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 6일 영업정지 된 4개 업체 중 자산 규모가 5조원대로 가장 크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 비리의 몸통 수사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검찰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임 회장은 2010년 20여 개의 특수목적회사(SPC)를 동원해 선박운용업체 ‘클라로마리타임서비스’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선박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형태였지만 업체의 실소유주는 임 회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회장은 이 회사를 통해 선박 제작 시 브로커가 받는 중개 수수료(선박 가격의 1%)의 절반을 되돌려 받거나 선박 매각 시 이중계약을 하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선박펀드가 2010년 4월부터 최근까지 건조한 선박은 12척이며 수주 금액은 약 6500억원에 이른다.

 검찰은 또 임 회장이 2008년 KGI증권(현 솔로몬투자증권)을 사모펀드(PEF)를 동원해 편법으로 인수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당시 임 회장은 차명 회사에 수백억원을 대출해 준 뒤 이 회사가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KGI증권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임 회장이 영업정지 직전인 지난달 말 솔로몬 주요 임직원 20~30명에게 1인당 수천만원의 특별격려금을 지급하는 데 15억원을 쓴 사실을 확인하고 사법 처리가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임 회장은 제기된 의혹 대부분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임 회장의 불법대출 및 횡령·배임 혐의 입증에 주력하면서 저축은행 구명을 위한 정·관계 로비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임 회장은 호남 출신으로 구여권인 동교동계 인사들과 친분이 있으며 소망교회 금융인 모임에도 가입해 이상득 의원 등 현 정권 실세들과도 가깝다고 한다.

 한편 검찰은 15일 한국저축은행 윤현수(59) 회장이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의 한 골프장과 관련된 업체에 700억원을 대출해 주는 형식으로 비자금을 해외 유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섰다.

정원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