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저축은행 회장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15일 임석(50)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이 선박운용업체와 증권사 인수 과정에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잡고 돈의 행방을 쫓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 6일 영업정지 된 4개 업체 중 자산 규모가 5조원대로 가장 크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 비리의 몸통 수사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검찰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임 회장은 2010년 20여 개의 특수목적회사(SPC)를 동원해 선박운용업체 ‘클라로마리타임서비스’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선박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형태였지만 업체의 실소유주는 임 회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회장은 이 회사를 통해 선박 제작 시 브로커가 받는 중개 수수료(선박 가격의 1%)의 절반을 되돌려 받거나 선박 매각 시 이중계약을 하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선박펀드가 2010년 4월부터 최근까지 건조한 선박은 12척이며 수주 금액은 약 6500억원에 이른다.
검찰은 또 임 회장이 2008년 KGI증권(현 솔로몬투자증권)을 사모펀드(PEF)를 동원해 편법으로 인수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당시 임 회장은 차명 회사에 수백억원을 대출해 준 뒤 이 회사가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KGI증권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임 회장이 영업정지 직전인 지난달 말 솔로몬 주요 임직원 20~30명에게 1인당 수천만원의 특별격려금을 지급하는 데 15억원을 쓴 사실을 확인하고 사법 처리가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임 회장은 제기된 의혹 대부분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임 회장의 불법대출 및 횡령·배임 혐의 입증에 주력하면서 저축은행 구명을 위한 정·관계 로비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임 회장은 호남 출신으로 구여권인 동교동계 인사들과 친분이 있으며 소망교회 금융인 모임에도 가입해 이상득 의원 등 현 정권 실세들과도 가깝다고 한다.
한편 검찰은 15일 한국저축은행 윤현수(59) 회장이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의 한 골프장과 관련된 업체에 700억원을 대출해 주는 형식으로 비자금을 해외 유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섰다.
정원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