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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낙관론' 확산

중앙일보

입력

요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 연말 침체에 빠진 증시를 분석하면서 '적어도 새해초에도 추세전환은 힘들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주식시장은 새해들어 연일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8일에는 특히 미국증시가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에도 서울증시는 예상과 달리 상승세를 이어가자 애널리스트들은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접어든 것같다'면서 주가전망을 새롭게 내놓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상승세 배경은= 무엇보다도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최근 상승세의 최대 동력이라는데 증시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했다.

새해들어 일주일새에 무려 1조2천억원의 순매수 우위를 지키고 있는 외국인들이 있는한 현재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 매수세의 근원은 역시 국내 증시가 지난 하반기 지나치게 하락한데서 출발한다. 특히 미국 금리인하의 효과가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에서 극대화한다는 것을 외국인들이 실감나게 입증시켜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상승세가 이어질지 여부는 전적으로 외국인들에게 달려있다'면서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유동성 장세가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의 경기.주가 부양의지가 속속 정책으로 발표되고 있는데다 은행구조조정 작업이 일단 특별한 저항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도 긍정적인 변수로 꼽히고 있다.

또 대그룹의 유동성위기설도 정부가 산업은행을 동원해 채권의 대부분을 소화해주기로 함에 따라 당분간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증시흐름을 뒤바꿀 악재가 없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까지 조성되고 있다.

▲언제까지 상승할까= 일단 단기조정을 거치더라도 120일 이동평균선(617선)에 근접할 수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00선까지 뚜렷한 매물벽이 없는데다 유동성장세가 조성되는 흔적이 역력한 만큼 상승 흐름은 이어질 수있다는 것이다.

리젠트증권 김경신이사는 '560선의 매물벽을 통과한 이상 2차 매물벽은 620선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620선까지 돌파하면 중기적으로는 그 이상의 상승세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거래소의 경우 750선까지, 코스닥은 75선까지의 상승도 충분히 기대할 수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미국증시가 계속 약세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외국인들의 동향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은 상존한다.

한편 상승세를 주도할 종목군에 대해서는 건설, 금융주, 전자주 등을 거친만큼 이제는 종목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금융주 등 그동안 낙폭이 컸던 종목군과 함께 실적호전주, 개별재료주 등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증시 동조화 끝났나= 새해들어 미국증시가 약세권에서 맴돌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증시가 계속 상승하자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 전선에 이상이 생겼다'는 말이증시 주변에 확산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과거 미 증시와 한국증시를 연동해 매매하던 패턴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자 이런 분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팀장은 '미국장세가 약세를 맴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연일 네자리수의 매수세를 과시하는 것은 분명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라면서 '금리인하 효과가 큰 이머징마켓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한국시장의 가격메리트 등을 외국인들이 중시하는 것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팀장은 '새해 증시는 외부적 요인(미국증시)보다는 국내요인(구조조정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이우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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