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직업의 세계 궁금증, 분당 가면 풀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9일 성남시 분당구의 한국잡월드 청소년체험관 과학수사(CSI)센터를 찾은 한 학생이 범죄현장 바닥에 형광물질을 칠해 용의자의 발자국을 채취하는 과학수사관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잡월드]
한국잡월드의 외부모습. 총 4층, 연면적 8만㎡ 규모다. [사진 한국잡월드]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국잡월드 4층 과학수사(CSI)센터.

 CSI 로고가 박힌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학생 8명에게 “2011년 12월 21일 자정~22일 오전 4시 사이에 K전자 직원의 가방을 훔쳐 달아난 산업스파이를 찾으라”는 미션이 떨어졌다. 파란색 비닐 발토시와 라텍스 장갑을 착용한 고다희(16·장산중 3)양은 범죄현장 바닥에 형광물질을 칠한 뒤 투명 접착필름을 이용해 용의자의 발자국을 채취했다. 다른 학생들은 증거물로 수집한 손목시계 위에 흑연 가루를 뿌려 지문을 확인했다. 이어 CCTV(폐쇄회로TV) 분석과 전화목록 조회를 통해 용의자를 6명으로 압축한 뒤 지문이 일치하는 범인 한 명을 찾아냈다. 수사 착수에서 범인 확인까지 꼬박 한 시간가량 걸렸다. 고양은 “실제 수사 현장에서 쓰는 도구를 사용하다 보니 미국 드라마 속에서 보던 과학수사관이 된 것 같았다”며 “커서 한번 도전해 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15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한국잡월드에서 실시한 시범 운영의 한 장면이다. 한국잡월드는 고용노동부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만든 종합직업체험관이다. 고용보험기금 2000억원이 투입됐다. 잠실야구장보다 큰 규모(연면적 8만㎡)에 직업세계관(3·4층)과 상담·놀이 형태로 직업 적성을 테스트하는 진로설계관(1층), 직업체험관(2층) 등을 갖췄다.

 청소년들은 3층 청소년체험관에서 총 66개 직업 프로그램 중 미리 예약한 직업을 한 시간 동안 체험할 수 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자동차를 디자인하고, 녹음스튜디오에서 만화영화 더빙도 할 수 있다. 주말에는 100분간 진행되는 심화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어린이들은 별도로 마련된 어린이체험관을 이용한다. 모래사장에 묻혀 있는 화석을 찾아보는 공룡센터, 토핑을 올려 피자를 만들어보는 피자가게 등 44개 직업 체험관이 있다. 잠실에 위치한 민간 어린이 직업체험시설인 ‘키자니아’와 비슷한 방식이다. 각 프로그램은 10~30분 정도 소요된다.

 관람 비용은 공공기관임을 감안하면 다소 비싼 편이다. 입장료(직업세계관·진로설계관만 이용 가능)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3000원, 성인 4000원이지만 실제 직업 체험을 하려면 청소년(만 11~18세)은 프로그램 하나당 5000원씩을 더 내야 한다. 한 번 방문에 2~3개의 체험을 하려면 1만3000~1만8000원이 드는 셈이다. 어린이체험관은 4시간에 1만2000원이다. 승무원이나 방송국 체험처럼 몇몇 인기 체험프로그램에만 학생들이 몰리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상화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