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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자산 매각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재정난으로 지난달 직원 수당이 밀렸던 인천시가 알짜배기 자산 매각에 나섰다. 인천시 남구 관교동에 위치한 인천종합터미널이 그 첫 대상이다. 이 터미널은 전국에서 드물게 시 산하의 지방공사가 소유·운영한다. 고속버스 12개 노선과 시외버스 54개 노선에 550여 대의 버스가 하루 1000여 회 운행한다. 매표 30억원, 임대 170억원 등 연간 20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인천시의 알짜배기 자산이다. 1997년부터 이곳에서 임대 영업 중인 신세계 인천백화점은 전국 점포들 중 최상위권의 매출액을 자랑한다.

이 같은 핵심 자산이 올 하반기엔 매물 시장에 나온다. 재정난을 못 이긴 인천시가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알짜배기 자산 매각에 나선 것이다. 인천시는 재정난 타개를 위해 그간 매각 여부를 검토해 왔던 시 소유 자산 가운데 인천터미널 및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맨 먼저 매각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매물 규모는 인천터미널(부지 4만9266㎡)과 신세계 인천점(부지 2만9023㎡)의 토지·건물로 감정가만 1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영업 중인 신세계백화점 외에 H백화점 등 국내 유통업체들은 물론 외국계 부동산 투자자들도 탐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인천시청, 경찰청, 문화예술회관, 길병원, 문학경기장, 구월 로데오 거리 등이 인접해 있어 인천 최고의 상권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다 앞으로 아시안게임 선수촌(6000 가구)과 서창지구(1만여 가구)도 인근에 들어선다.

인천시는 도시계획 변경을 통해 터미널 주차장 부지를 상업용지로 환원해 주고 기존 주차공간의 지하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기존 터미널 부지의 상당 부분에 대해서도 상가 개발이 가능해진다.

인천시는 또 이번 인천터미널 매각을 계기로 바로 인접한 구월농수산물도매시장과 그린벨트, 공원지구 등 모두 22만3000㎡를 대상으로 한 도시개발기본계획의 수립에 착수했다. 특히 6만㎡ 규모로 2014년 시 외곽으로 이전 예정인 농수산물도매시장 터에는 호텔·백화점·문화센터 등 편익시설지구로 집중 개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인천터미널과 구월농수산물시장을 중심으로 한 구월·관교지구는 서창지구·선수촌아파트 등 인구 50만의 신도시를 배후에 둔 인천 최고의 도심지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인천시는 계획대로 매각이 진행되면 연내에 점포 임대 보증금 3000억원을 되돌려 주고도 7000억원의 재정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태옥 인천시 기획관리실장은 "터미널 매각만 되면 시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의 올해 말 부채는 3조1800여억원으로 예산 대비 부채비율이 39.8%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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