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한, 올해 IT산업 남북교류 적극 나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는 북한이 남한과의 컴퓨터, 정보통신 등 정보기술(IT)산업 부문의 교류ㆍ협력에 적극 나선 해였다.

북한 당국 역시 IT산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유치 노력을 보이고 있으며 실제로 IT분야 투자 상담에 대해 매우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새한정보시스템이 북한에서 개발한 바둑 프로그램 `은별''을 수입해 판매한 것이 눈에 띄지만 올해에는 20여개의 남한 기업들과 IT산업 진출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관련 기관들은 올해 3월 삼성전자와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으며 4월에는 한국통신과 통신망 현대화 사업을, 7월과 8월에는 현대와 금강산지역 첨단정보통신 연구단지 조성 및 코드분할 다중접속(CDMA) 이동전화 구축계획 등을 논의했다.

또 지난 6월의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하나비즈닷컴, 하나로통신, 기라정보통신, 유니온커뮤니티, 유니코텍을 비롯해 모두 20여개의 기업들과 IT산업 진출을 교섭해 일부 성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남북간에 IT산업 분야에서 10여건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났다고 지적한 후 북한 당국은 남한을 비롯해 미국의 스타텍사와 `인터넷 음성전송(VOIP)''을 추진하는 등 교류ㆍ협력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북한 당국이 남북 경제협력의 대상으로 IT산업 부문을 많이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남북 협력 차원에서 `신의주밸리'', `금강산밸리'' 개발 목표와 평양지역의 첨단전자단지 조성 계획 등이 발표된 것 등은 "북한 지도부가 얼마나 의욕적으로 IT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 확인시켜 주는 대목들"이라고 그는 밝혔다.

북한의 IT산업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볼 때 낙후된 하드웨어 부문과는 달리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차원에서 이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교류ㆍ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98년 2월 전국 프로그램 경연 및 전시회에 출품된 프로그램을 둘러본 후 IT산업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 오다가 지난 5월 말 중국의 컴퓨터 제조업체인 롄상(聯相)집단과 실리콘밸리인 중관춘(中關村)을 찾은 것도 IT산업에 대한 북한 당국의 높은 관심을 대변해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의 연구기관 등이 중국이나 일본 쪽의 서버에 접속해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곳으로는 북한의 협력을 받아 인터넷 사업을 하고 있는 중국 베이징(北京)의 `범태평양 조선민족경제 개발촉진협회(범태)''와 일본에서 조선신보와 조선통신을 운영하고 있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있다.

이달 말에는 범태와 남한 인터넷업체인 조이포유가 공동으로 `국제 인터넷 바둑대회''를 개최, 남북한 아마바둑 기사들이 사이버상에서 대국을 펼치기도 했다.

KOTRA 관계자는 이어 북한의 인프라 기반이 미비하고 남북한간 법적ㆍ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들어 "IT산업 분야의 교류ㆍ협력이 급속히 활성화되지는 않겠지만 발전 가능성이 크고 북한 역시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만큼 유망한 협력사업으로 꼽힌다"고 전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