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타이거 사냥꾼은 왼손잡이

중앙일보

입력

‘타이거 우즈의 천적은 왼손잡이 골퍼.’

올시즌 PGA투어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화제는 단연 우즈의 ‘시즌 10승과 상금 1,000만달러 돌파’ 여부였고 우즈는 워낙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 대기록 달성은 쉬워 보였다. 그러나 우즈는 대기록 달성을 실패했다. 왼손잡이 골퍼들의 대대적인 반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셔널 카렌탈 클래식에선 스티브 플레시(33)가 시종 괴롭힌 끝에 우즈를 3위로 밀어내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투어챔피언십에선 ‘왼손잡이 골퍼 대명사’ 필 미클슨(30)이 우즈와 경합해 우승을 차지했다. 우즈는 2위를 차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시즌 최종전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에서도 우즈는 왼손잡이 마이크 위어(30)에게 발목을 잡혔다. 결국 우즈는 왼손잡이 골퍼들의 대대적인 반격으로 시즌 9승, 상금 918만 달러에 머물렀다.

2월에 열린 뷰익 인비테이셔널에서 7연승의 대기록을 눈앞에 둔 우즈를 막은 것도 미클슨이었다. 결국 우즈는 유독 왼손잡이 골퍼에게 약한 면모를 보이며 각종 신기록을 저지당한 것. 이쯤되자 ‘우즈의 천적은 왼손잡이 골퍼’라는 얘기도 나올 만했다.

왼손잡이 골퍼를 대표하는 주자들이 30대 초반이어서 앞으로도 우즈를 자주 괴롭힐 전망이다. 미클슨, 위어, 플레시가 모두 30대로 노련미에선 우즈보다 한 수 위란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꾸준히 기량이 발전하고 있어 내년 시즌에는 우즈와 명부수를 가릴 전망이다.

미클슨은 올해 4승을 거두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지만 메이저 대회에서 단 한번의 우승을 하지 못해 ‘메이저 무관’이란 오명을 썼다. 그러나 미클슨은 우즈를 견제할 골퍼중 첫번째 선수로 꼽히고 있다.

위어 역시 올해 두드러진 한 해를 보냈다. 톱 골퍼 대부분이 출전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해 자신감도 어느 골퍼에게 못지 않게 높다. 위어는 기량과 승부근성에서 탁월하나 급한 성격때문에 위기관리면에서는 뒤진다는 평가에 발끈, 정신무장과 수양에 힘을 쏟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시안투어에서 활약하다 PGA무대에 뛰어든 플레시도 점점 두각을 보이고 있다. 카렌탈 클래식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려 우즈를 압박했다. 결국 더피 왈도프가 예상 외로 정상을 차지하긴 했지만 플레시는 우즈를 따돌리고 2위를 차지했다.

내년 시즌에도 우즈의 독주시대가 펼쳐칠 전망이다. 과연 왼손잡이 골퍼 3인방이 우즈의 견제세력으로 맹위를 떨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