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은행 농성장에 공권력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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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을 반대하며 경기도 고양시 국민은행 일산 연수원에서 7일째 농성중인 국민.주택은행 소속 노조원 1만여명을 강제 해산하기 위해 27일 오전 8시 10분 공권력이 투입됐다.

이날 경찰은 정문 앞에 배치된 12개 중대 1천4백여명을 정문과 정문 옆 공터를 통해 진입, 해산 작전을 개시했다.

경찰은 농성 노조원과의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여경 기동대 1개 중대를 진압 병력 선두에 세웠다.

이와함께 연수원 뒷편 테니스장과 고봉산에 배치된 38개 중대 4천6백여명의 병력을 연수원으로 진입시켜 농성 노조원을 강제 해산하는 한편 체포조를 투입, 이경수.김철홍 국민.주택은행 노조위원장 등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 지도부 10여 명에 대한 검거에 나섰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6시 50개 중대 6천여명의 병력으로 연수원 인근을 에워싼채 진압 준비를 마쳤다.
또 지게차.살수차.고가사다리차 등 각종 진압장비를 연수원 정문 앞에 집결시켰다.
오전7시15분쯤에는 경찰 헬기 2대가 연수원 상공에서 을 자진해산을 유도하는 선무방송을 내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검거보다는 자진 해산 유도 위주의 작전을 펼쳤다" 고 밝혔다.

경찰병력이 투입되자 연수원 대운동장에 모여있던 농성 노조원 1만여명은 스크럼을 짜고 구호를 외치며 저항했으나 별다른 물리적 충돌없이 연수원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국민.주택은행 노조 지도부는 이날 오전 6시50분쯤 비상 방송을 통해 경찰의 진입 임박을 알리며 노조원들의 동요를 막고 투쟁지침을 시달했다.

노조 관계자는 "날이 춥고 여직원이 많아 부상자가 속출할 것을 우려해 물리적 저항은 최대한 자제하고제3의 집결장소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고 말했다.

노조 지도부는 각 지부장들에게 제3의 집결장소를 하달했으며 노조원들은 각 지부별로 농성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두 은행 노조는 지도부 검거에 대비, 제 2.제3의 지도부를 꾸려 파업농성 장기화에 대비했다.

우상균.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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