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채 최고 수익률… 안전한 투자처로 인기

중앙일보

입력

2000년은 '채권투자의 해' 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토막 이상 난 주식은 말할 것도 없고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부동산 등과 비교해 채권은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주었다.

국민주택 1종(만기 5년) 채권의 경우 연초 10.10%였던 금리가 연말 현재 7.10%까지 하락(가격은 상승)해 투자수익률은 연간 22.96%를 기록했다.

연초 1천만원을 투자했다가 현재 채권을 팔면 1천2백29만원을 손에 쥐는 것이다.

또 국고채 5년은 연간 21.36%, 회사채(AA- 등급) 3년은 12.77% 등의 투자 수익률을 나타냈다.

정부는 올초 금융정책 방향을 제시하면서 주식시장의 침체를 예감한 듯 "2000년은 채권시장 활성화의 해로 삼겠다" 고 밝혔었다.

이에 정부는 채권시장 육성을 위해 국채를 표준화하고 발행시기와 물량도 일정하게 유지했다.

또 채권전문 딜러를 선정하고 채권중개전문회사를 허용했다. 이같은 정책적 노력과 아울러 보다 안전한 투자대상을 찾아 시중자금이 몰리면서 국채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연초 9.11%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6일 현재 6.75%로 6%대에 안착한 상태다. 하루 채권거래 대금은 7조원에 달해 주식시장을 능가하게 됐다.

하지만 채권시장은 극심한 양극화의 문제를 노출시켰다. 국공채와 일부 초우량 회사채를 제외하고는 아예 발행과 거래가 끊겨버린 것.

신용도가 떨어지는 기업들은 아무리 금리를 높게 쳐줘도 회사채를 사겠다는 수요가 없어 발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한마디로 지표금리는 '그림의 떡' 이었던 것이다.

LG투자증권 성철현 채권트레이딩팀장은 "구조조정이 잘 마무리돼 금융경색이 풀리면 회사채시장도 회복될 것" 이라며 "내년 채권투자는 국공채보다 회사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