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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나현이 놓치고 있는 요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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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준결승 2국>
○·구리 9단 ●·나현 초단

제5보(47~56)=나현은 지금은 2단이지만 이 대국을 둘 때(지난해 11월)는 초단이었다. 나현은 15세 때 프로의 관문을 뚫었는데 입단대회의 병목현상이 조금만 덜 심했어도 11세나 12세쯤 입단해 일찌감치 날개를 폈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 한국바둑의 2인자인 박정환(18) 9단이 13세 때 프로가 됐고 나현에 이어 이동훈(14) 초단이 13세에 프로가 됐다. 현재 한국바둑은 ‘이세돌 이후’의 앞날을 거의 이 세 사람에게 기대고 있는 실정인데 중국에 비해 그 수가 너무 적다. 문호를 활짝 열어 좀 더 어린 나이에 프로가 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

 백△로 막아 구리 9단은 계속 흑을 괴롭히고 있다. 나현 초단이 47로 물러선 것은 이 장면에선 최선이다. ‘참고도1’ 흑1로 젖히는 것이 종종 최강의 수단이 될 때가 있지만 지금은 백2로 밀려 좋지 않다. 흑3 막으면 백4로 전체가 크게 위험해진다(귀는 A가 선수라 살아 있다). 백은 유유히 48로 넘어 실리도 얻고 안정도 얻었다. 백이 약간 편하게 흘러가고 있는데 그 와중에 흑은 매우 귀중한 선수 하나를 놓치고 있다. ‘참고도2’ 흑1로 귀를 선제하는 수가 매우 크고 중요한 포인트인데 나현은 이를 놔둔 채 55까지 삶을 서둘렀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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