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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윤종신, 매달 앨범 하나씩 … 내 음악의 돌파구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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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매달 앨범을 발표하는 ‘월간 윤종신’을 2년 넘게 하고 있는 가수 윤종신. “음악·예능 둘 다 재미있고 잃고 싶지 않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가수 윤종신(43)-. 요즘 젊은 세대에겐 가수보다 TV 예능프로그램 방송인으로 더 익숙할 터다. 하지만 그는 1990년 015B의 객원 보컬로 가요계에 데뷔한 중견 가수다. 또 숱한 히트곡을 배출한 작곡가다.

 그런 윤씨가 2년 넘게 음악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2010년 3월 시작한 ‘월간 윤종신’이다. 매달 1~2곡을 담은 앨범을 꾸준히 발표한다. 그 동안 단 한 차례도 자신과, 또 팬들과의 약속을 어기지 않고 총 26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월간지 형식의 신곡 발표, 국내 음악계에서 볼 수 없었던 시도다.

 최근 2012년 5월호 ‘도착’을 공개한 그를 지난달 30일 만났다. 윤씨는 웃음기를 싹 걷은 채, 진지하게 음악 이야기를 풀어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순간순간 생겨나는 아이디어를 음악으로 풀어내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평소 아이디어는 많이 떠오르는데, 그에 비해 작품 활동은 너무 뜸했다. 1~2년 만에 앨범을 내면 묵은 생각의 앨범이 된다. 하지만 매월 한두 곡씩 발표하면, 그때그때 쌓였던 걸 음악으로 배출할 수 있다. 일종의 배출구랄까.”

 ‘월간 윤종신’은 그에게 돌파구이기도 했다. 90년대 후반 윤씨는 팬덤의 붕괴를 겪었다. 앨범을 내기만 하면 20만~30만장씩 나가던 시절은 ‘아! 옛날이여’로 만족해야 했다.

 2000년대 들어 발표한 앨범도 과거에 비해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팬덤이 없어지자 처음엔 공허했다. 하지만 ‘이럴 때 나 혼자 곡 쓰고 내 마음대로 해보자’란 생각으로 ‘월기(月記)’를 쓰는 것처럼 월간 윤종신을 시작했다”고 했다. 초창기 별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팬층이 다시 천천히, 그러나 탄탄하게 쌓이고 있다. 인터넷에는 “월간 윤종신으로 윤종신을 다시 봤다”는 반응도 많다.

 완성된 곡들의 장르는 포크·록·발라드 등 다양하다. 윤씨가 혼자 부르거나, 다른 가수들이 피처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피처링에 참여한 가수들의 면면만 봐도 그의 넓은 인맥을 알 수 있다. 김완선부터 김연우·이상순·장필순·이상우·이현우·조윤선·장재인까지….

 매달 작품이 발표되지만, 특별한 홍보는 하지 않는다. 페이스북·트위터·미투데이에 직접 소개 글을 꾸준히 올리는 게 전부다. 이 역시 음악 실험의 일환이다.

 -‘본능적으로’ ‘막걸리나’가 뒤늦게 빛을 봤다.

 “운이 좋았던 곡들이다. ‘슈퍼스타K’의 강승윤, 버스커버스커가 새로 불러줬기 때문이다. 사실 그 달 반응이 좋은 것도 있지만, 우연한 기회에 올 봄 발표한 곡이 내년 봄에 주목받을 수도 있다.”

 -5월호 ‘도착’은 박정현과 함께 했는데.

 “15년간 알고 지냈다. 박정현의 데뷔곡 ‘나의 하루’가 내 곡이다. 또 ‘몽중인’ ‘유 민 에브리씽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 등 여러 곡을 내가 작사했다.”

 ‘도착’은 연인과 이별한 뒤 출국 비행기에 올라탄 여자의 마음을 노래했다. 이국적 멜로디에 박정현의 절제된 보컬이 조화를 이루는 발라드곡이다. 올 상반기엔 ‘여가수 특집’으로 꾸며 여가수들과만 함께했다.

 -‘월간 윤종신’은 언제까지 하나.

 “예순까지 할 수도 있고, 내년에 그만둘 수도 있다. 그런데 하고 싶은 게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아이들 노래 특집이나, 스페인에 여행을 떠나 여행 노래 특집을 할 수도 있고…. 일단 하반기엔 ‘프로듀서 특집’으로 프로듀서들에게 곡을 받아 노래만 해볼 계획이다.”

 -윤종신에게 음악이란.

 “갈수록 친해지는 것. 처음에 너무 코피 터지게 열심히 안 했기 때문에 물리지 않고 20년 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내 음악은 조금씩 늘고 있다. 재능이 있으면 천천히 는다. 난 대기만성형인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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