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실마리 찾은 선수협 파동 향후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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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였던 프로야구 선수협의회와 구단들이 서로 대화를 제의하고 나섬에 따라 선수협 파동이 타협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8개 구단이 선수협 주도 선수 6명을 방출, 파국으로 치닫던 선수협 파동은 21일 선수협의 대화 제의에 이어 22일 8개 구단 사장들도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한 대화 용의를 밝혀 우선 급한 불은 꺼진 듯 하다.

특히 선수 방출이라는 초강경수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구단들은 선수협과 관련된 더 이상의 징계는 없을 것이라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의지를 보였다.

구단과 KBO에 대한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던 선수협과 대표성이 없는 선수협의 사단법인 설립을 용인 할 수 없다던 구단들이 원칙적인 입장 변화 없이 서로 대화를 제의한 것은 프로야구판을 깨는 파국만은 피하자는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선수협이 박용오 KBO 총재 면담을 제의했고 8개 구단 사장들도 이상국 KBO사무총장을 중재자로 내세우겠다고 밝힌 것도 양측이 KBO를 매개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함께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한국 프로야구 행정을 총괄하는 KBO의 역할이 중요하게 됐다.

내년 시즌 준비에도 시간이 빠듯한 KBO는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이 사무총장을 통해 선수협 선수들을 만나 정확한 요구조건과 타협점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KBO는 선수협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각 구단들이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고 있는 현실을 들어 사단법인 형태의 선수협 설립을 미뤄달라는 쪽으로 선수협과 이견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8개 구단 대표로 선수협을 구성해도 충분히 선수들의 의사를 구단에 전달할 수 있고 선수협이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제기했던 선수와 구단간의 불공정 계약 관행도 고쳐줄 수 있으니 점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인 것이다.

하지만 선수협은 사단법인 설립 포기와 기존 선수협의 해체는 받을 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낙관적인 기대를 하기에는 시기상조다.

더구나 선수협은 주도 선수 6명이 방출된 이후 가입 선수가 올초 총회때 75명보다 많은 81명으로 늘어났고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응원까지 받고 있어 KBO의 중재를 받아들지도 미지수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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