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네마 추천 금주의 개봉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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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 힘들만큼 누추하고 한심한 현실을 한편의 꿈으로 담아낸 독특한 영화 한편이 소개된다. 오는 주말 개봉되는 중앙아시아 영화 '루나 파파'.특이한 색감에 색다른 분위기를 맛보고 싶은 영화팬이라면 과감히 선택해 볼 만한 영화다.

'루나 파파'에는 익살와 유머, 비극과 판타지가 골고루 섞여 있다. 지난해 낭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고, 토론토,베니스,선댄스,부산영화제 등에 출품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내전의 악몽에 시달리는 중앙아시아 타지크스탄이 그 배경이지만 영화는 사랑스럽고 환상적인 영상이 한편의 판타지다. '루나 파파'란 우리말로 하면 '달빛 아빠'쯤 될까.

셰익스피어와 톰 크루즈에 열광하는 열 일곱살 소녀 말라카(슐판 카마토바)는 어슴푸레한 달빛 아래서 '톰 크루즈'의 오랜 친구라고 속삭이는 남자의 유혹을 받고 그만 아기를 갖게 된다. 그녀를 임신시키고 사라진 '루나파파'를 찾기 위해, 순진한 아버지, 전쟁 후유증으로 세살배기 어린애의 정신연령을 지닌 오빠 등 일가족 모두가 좌충우돌의 모험을 시작하는데...

러시아 출신의 바크티아르 쿠도이나자로프 감독. 아버지 자파르 역을 맡은 아토 무카메자노프는 타지크스탄의 국민배우이고 오빠 나세르딘(모리츠 블라입트로)는 '노킹 온 헤븐스 도어'와 '롤라 런' 등으로 낯익은 독일배우다. 중앙아시아의 아름다운 카스피해의 풍경이 동양적 신비로운 느낌을 더한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하면 생각나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우선 화려한 액션과 '터미네이터'의 마지막 대사 "I'll be back". 그런 그가 '6번째 날'이라는 영화를 가지고 다시 찾아왔다.

특유의 스펙터클 액션이 돋보이는 '6번째 날'은 인간 복제를 화두로 미래를 그린 SF 액션물. '6번째 날'은 창세기에 나오듯이 신(神)이 육지동물과 인간을 만든 날이다. 영화의 주인공 이름 역시 신이 만든 최초의 인간 '아담'이다.

배경은 새로운 운송수단으로 자리잡은 헬리콥터와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최첨단 인형이 등장하고, 죽은 애완동물을 복제해 준다는 TV 광고가 연일 방송되는 미래사회다. '아담'은 복제된 또다른 자신의 등장과 함께 인간복제를 둘러싼 음모에 휘말리게 되고 불법복제를 자행하는 무리들과 맞서 싸우게 된다는 얘기다.

'6번째 날'에는 영화 곳곳에 '터미네이터','블레이드 러너'에 이르는 할리우드 SF영화들을 참조한 흔적이 엿보인다. 미래 세계에 관한 다양한 볼거리와 간만의 근육질 액션이 반가운 영화팬이라면 충분히 즐길 만한 영화다.

이외에도 박중훈,송윤아가 주연을 맡은 우리 영화 '불후의 명작'이 이번 주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박중훈 특유의 호연이 돋보이는 '불후의 명작'은 3류 영화감독과 대필작가인 두 남녀가 불후의 명작이 될 시나리오를 써내려가면서 싹트는 사랑을 액자형식으로 담았다.

서커스단과 바나나 우유, 함중아의 노래 '내게도 사랑이'..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향수로 가득하지만 진부한 올드 패션이라는 평도 만만치 않다. 결과적으로 가슴찡한 무언가를 느낄만한 매력은 부족하다는 것. 그러나 자칭 블록버스터들이 판치고 있는 국내 영화계에 너무 순진해서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올 지도 모르는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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