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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회장 "정몽헌회장 도와줄 만큼 도와줬다"

중앙일보

입력

정몽헌(MH) 현대 회장의 경영복귀를 앞두고 지난달 16일 '극적인 화해'를 통해 정몽구(MK) 현대자동차 회장이 MH측을 도와주기로 한 약속이 얼마나 이행됐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K측은 당시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현대차 지분을 현대모비스가 사주고 인천 철구공장을 인천제철이 인수하며 현대전자의 현대오토넷 지분을 기아자동차가 전량 또는 일정부분 매입하기로 했다.

19일 현대자동차 계열사에 따르면 이 중 정 전 명예회장의 차 지분 및 철구공장은 인수가 완료돼 1천91억원 가량을 지원했으나 현대오토넷 지분 인수는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정 전 명예회장 차 지분 인수 = 현대모비스는 18일 정 전 명예회장의 차 지분 1.26%(287만6천340주)를 주당 1만2천500원에 매입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149만주를 1만2천850원에, 지난 7일에는 180만주를 1만3천100원에 각각 사들임으로써 3차례에 걸쳐 정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차 지분 2.69%(616만6천여주)를 786억원에 완전 인수했다.

따라서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10.99%를 확보, 최대 주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굳히게 됐고 전 정 명예회장은 자동차 소그룹에 대한 지분이 `제로(0)'상태가 됐다.

◇인천철구공장 부지 인수 = 현대건설 소유의 인천 철구공장 부지도 인천제철을 통해 매입했다.

MH측은 당초 이 땅을 팔아 400억원 상당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매매가는 305억원에 그쳤다.

인천제철은 이 부지를 제품출하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현대오토넷 지분 매입은 `오리무중' = 현대전자가 지분의 78%를 갖고 있는 현대오토넷의 주식을 기아차를 통해 매입하는 방안은 공중에 떠있는 상태.

기아차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자구안을 발표할 때 처음에는 얘기가 나왔으나 나중에 빠진 상태"라며 "자체적으로 인수 검토도 했으나 현대전자 쪽에서 인수 제의가 전혀 없어 지금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의라도 있어야 얼마에 얼마를 인수할지 검토에 들어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반면 매각주체인 현대전자는 지분을 기아차에 팔 수도 있지만 꼭 기아차에 매각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현대전자가 오토넷 지분을 기아차에 서둘러 매각하려는 움직임도 없는데다 매각하더라도 그 대금을 다른 계열사 유동성 지원에 쓰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MK는 MH를 도와줄 만큼 도와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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