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채권투자] 온라인 채권투자

중앙일보

입력

사이버 주식투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온라인 채권투자에 대한 관심 또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채권 투자자들은 채권투자는 왜 온라인 시스템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느냐고 아우성이다. 일부 증권사가 인터넷을 통한 채권투자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지만 활성화하긴 아직 멀어 보인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채권투자의 상당 부분이 온라인화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온라인 채권투자가 활성화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개인의 채권투자는 주식과 달리 빠른 주문입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 채권투자의 대부분은 증권사를 통해 증권회사가 보유한 채권을 매입하게 된다.

증권사의 재고가 충분하다면, 또 아주 특별히 매력있는 채권이 아니라면 굳이 1초라도 먼저 매수주문을 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일일이 PC로 주문을 내는 것보다 증권사에 전화해 주문을 내달라고 하는 것이 투자상담도 할 수 있어 더 편한 경우가 많다.

둘째, 채권거래에는 별도의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식의 경우 사이버거래 수수료가 일반 수수료보다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채권거래 비용은 증권사가 제시하는 수익률에 이미 반영돼 있어 별도의 수수료를 내지 않기 때문에 굳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물론 전화주문을 하는 경우보다 온라인으로 주문할 때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증권사 제시 수익률이 타증권사의 수익률보다 높아야 하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마지막 이유는 채권거래가 기관투자가 위주로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구조적인 문제라는 얘기다. 채권의 경우 주식과 달리 개인 데이트 레이더가 없고, 금융기관의 국채 단기 트레이딩이 활성화한 것도 얼마 되지 않는다.

소수의 거액 개인투자자들도 컴퓨터에 익숙지 않은 장년층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개인들의 채권투자 비중이 작은 상황에서는 증권사 입장에서 사이버 투자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은 부담이 될 것이다.

주 원 <키움닷컴증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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