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두 달 만에 멈춰 선 신형 경춘선 열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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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운행을 시작한 ITX-청춘 열차. [중앙포토]

경춘선 준고속열차 ‘ITX-청춘’이 개통 두 달 만에 고장으로 멈춰 섰다. ITX 고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고장 때문에 뒤따라오던 9개 열차가 줄줄이 지연되면서 봄나들이를 가던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29일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0분쯤 ITX 2055호가 경기도 청평역과 가평역 사이에서 멈춰 섰다. 사고 열차는 오전 9시45분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해 춘천으로 가던 중이었다. 하지만 정차역인 청평역을 그냥 지나친 후 승강장에서 250m가량 떨어진 곳에서 갑자기 멈췄다.

 열차 안에는 주말을 맞아 나들이에 나선 승객 200여 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열차는 현장에서 고치지 못해 구난(救難) 차량에 의해 청평역으로 끌려갔다. 승객들은 청평역으로 돌아갈 때까지 한 시간가량 열차 안에 갇혀 있어야 했다. 승객들은 “코레일 측이 사고 원인과 대체 교통편 등을 제대로 안내해 주지 않았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결국은 예정시간보다 1시간30분가량 늦은 오전 11시50분쯤 다음 열차편으로 청평역을 떠났다.

 사고 열차 뒤를 따라오던 열차들도 줄줄이 연착됐다. 코레일 측은 “ITX 등 총 9개 열차가 20~40분씩 지연됐다”고 밝혔다. 일부 승객은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사고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박진홍 코레일 홍보처장은 “열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차선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좀 더 조사해봐야 사고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당시 열차 안에선 “비상장치 이상으로 인해 청평역 시야에 정차하고 있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ITX-청춘은 국내에선 KTX 다음으로 빠른 열차다. 최고 속도가 시속 180㎞로 서울 용산~춘천을 70여 분 만에 주파한다. 당초 지난해 말 개통할 예정이었지만 시운전 도중 바퀴와 연결된 동력장치가 벌겋게 달아오르는 ‘열화 현상’이 발견돼 개통이 지연됐다. 올 2월 28일 개통 후에는 3월 현재 하루 평균 8500명이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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