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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 3위, 이국종의 의대 자부심 … 아주대는 젊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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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 캠퍼스에는 ‘39살 아주가 달려갑니다’라는 휘장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안재환(61) 총장은 “내년 4월 개교 40주년을 앞두고 미래 동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전국 취업률 3위와 올해 로스쿨 졸업생 변호사 시험 100% 합격은 젊은 ‘아주’ 성장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안 총장은 “국내 대학 중 가장 먼저 도입한 2+2 복수학위제를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학생들에게 국내외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해 창의성을 살려주겠다”고 강조했다. 공학도 출신인 그는 성격이 소탈해 보였다. 교수·직원·학생과 격의 없이 어울리며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고 했다. 인터뷰는 27일 아주대 총장실에서 진행됐다.

 -아주대는 ‘아주공대’로 불릴 정도로 공대가 강했다. 요즘 그런 명성이 안 들리는 듯하다.

 “그렇지 않다. 1990년대 중반부터 공대 외에 의대·경영대 등 실용분야가 성장하다 보니 그렇게 보였던 것 같다. 다른 전공이 좋아졌지, 공대가 약화된 것은 절대 아니다. 기계공학과는 취업률이 96%다. 전국 1위다. 전자공학·컴퓨터공학·미디어학과가 있는 정보통신대학은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2+2 복수학위제가 특이하다. 언제 도입했고 성과는.

 “2학년을 마친 우수 학생을 선발해 미국 대학에 보내 2년을 더 공부하도록 한 뒤 두 대학 학위를 모두 받게 하는 제도다. 2001년부터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공대(IIT)와 스토니브룩 소재 뉴욕주립대(SUNY)에 우리 학생들을 보내고 있다. 167명이 아주대와 미국 대학에서 동시에 학위를 받았고, 현재 68명이 미국에서 공부 중이다. 역발상으로 올해부터는 외국 학생들이 아주대에 와서 복수학위를 받는다. 올 2학기에 정보통신 전공의 중국 대학생 20명이 온다. 60개국 200여 자매대학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내년부터 동남아·아프리카·유럽 학생들을 우리 대학에서 공부시키려고 한다. 이런 게 진정한 국제화이고, 교육 수출이다.”

 -대학이 성장하려면 선발 경쟁보다는 잘 가르치는 경쟁을 해야 한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20위권 대학 중 아주대는 역사가 가장 짧다. 신입생도 1960명 규모로 서울 소재 사립대의 4000명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작지만 강한 대학이다. 학생들이 인재가 되려면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기초가 약하면 2학년 때 전공 공부를 못하게 하는 전공진입제한제를 운영 중이다. 신입생들은 매년 입학식 당일 기초학력시험을 치른다.”

아주대는 철저한 학사관리로 유명하다. ‘아주고등학교’라고 불릴 정도로 1학년 때부터 일부 과목은 수준별 수업을 한다.

 -입학식날 시험을 치른다니 무슨 뜻인가.

 “1학년 때 영어와 글쓰기, 특히 자연계 학생은 수학·과학·물리·생명과학을 가르친다. 그런데 학생 수준이 제각각이다. 그래서 기초과목반 배치고사를 입학식날 치른다. 기초과목이 떨어지는 학생은 다른 학생보다 강의를 50% 더 듣게 한다. 실력차를 줄여 전공 진입 전까지 비슷한 수준으로 만든다는 취지에서다.”

 아주대는 지난해 68.4%의 취업률을 기록해 전국 3위를 했다. 안 총장은 ‘소비자’와 ‘학부모’란 단어를 여러 번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취임하면서 “장돌뱅이 총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학부모·학생·교직원·동문을 찾아다니며 소통하겠다는 뜻이었다. 14일에는 신입생 학부모 900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학교가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학교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했다.

 -최근 ‘제1회 변호사’ 시험에서 로스쿨 응시생 41명 전원이 합격했다.

 “로스쿨 재학생 중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이 80%다. 그래서 불리한 조건이었다. 50명 정원 중 군입대 등 9명을 제외하면 응시생 100%가 붙었다. 중소기업 법무를 특화했는데 대부분 취업에 성공했다. 잘 가르치는 대학의 증표다.”

 -석해균 선장을 살려낸 이국종 교수가 아주대 상징이 된 것 같다.

 “하하하~. 총장보다 이 교수가 훨씬 유명하다. 석 선장 입원 시기와 총장 취임 시기가 일치한다. 석 선장과 내가 운명을 같이한 것 같다. 이 교수가 맡은 중증외상 분야를 아주대 의대가 계속 지원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연간 9억원의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 이 교수의 꿈대로 중증외상센터 설치가 잘됐으면 좋겠다.”

◆아주대 안재환 총장=1951년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UC버클리대에서 재료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87년 아주대 공대 교수로 부임한 뒤 입학처장·교무처장·대학원장을 거쳐 지난해 2월 제14대 총장에 취임했다. 입학처장 시절 우수 학생을 뽑기 위해 전국을 누벼 ‘장돌뱅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현장을 중시한다. 고등기술연구원 연구위원,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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