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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친환경부품 1809억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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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케이엠이 생산한 풍력발전기 블레이드가 차량에 실려 옮겨지고 있다. 3.5MW급 발전기의 블레이드는 길이만 48m에 달한다. [사진 케이엠]

전북 군산의 케이엠은 최근 3㎿급 풍력발전기 날개(블레이드) 개발에 성공했다. 길이만 48m에 달하는 대형 제품이다. 올 하반기 양산에 들어가 서남해안에 세워지는 풍력단지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 회사 김명진 차장은 “풍속이 그리 빠르지 않은 국내 환경에 적합한 맞춤형 제품”이라며 “향후 국내 해상용 블레이드 시장의 80%를 점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시장은 그간 유럽 업체가 독주해 왔다. 제품이 커질수록 무게를 줄이기 위한 첨단 소재가 필요하고, 효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고도의 설계 기술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60억원이었던 케이엠의 풍력 사업 매출은 올해 180억원, 내년에 300억원으로 늘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내친김에 해외진출도 본격화해 인도에 현지 업체와 함께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풍력의 본무대인 유럽 수출에도 나설 심산이다.

 이런 결실은 풍력사업에 뛰어든 지 5년 만에 거둔 것이다. 케이엠은 당초 LCD 등 디스플레이용 유리 생산 공정에 들어가는 카본섬유 제품을 만들어 대기업에 납품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대기업의 시설 투자가 줄면서 사업 여건이 급속히 악화했다. 워낙 등락이 심한 산업이라 케이엠의 매출도 480억원에서 100억원 사이로 들쑥날쑥했다. 유망 산업으로 떠오른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들기로 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이 연구개발과 제품화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처음에는 부가가치가 낮은 소형제품 생산에 주력했다. 이 업체에 ‘날개’를 달아준 건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이었다. 2009년 1단계 사업에서 서해안 환경에 맞는 대형제품을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지원 대상에 선정돼 이달까지 지원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군산에 대형 블레이드 생산 전용 공장을 짓고 100명을 새로 고용했다.

 산업용 충전기를 만들던 시그넷시스템은 선도산업 프로젝트를 통해 고효율 전기자동차 충전기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에는 일본 마루베니상사와 70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도 맺었다. 이 업체는 선도산업에 참여하며 일산에 있던 본사와 공장을 군산으로 옮기고, 최근에는 전남 영광에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선도산업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관련 산업이 지역에 집결되는 클러스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호남 광역경제권의 1단계 사업에선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부품 부문에 총 81개 과제에 1809억원의 예산이 지원됐다. 중소·중견기업 148곳과 지역의 대학·연구소 등 232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 3619개가 만들어지고 4304억원의 수출이 성사됐다. 다음 달 시작되는 2단계 사업에는 지역 대표 주력산업인 광(光)융합·복합, 친환경 수송기계 부문과 미래성장동력인 신재생에너지, 라이프케어 산업 등 8개 프로젝트에 3년간 216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동근 호남광역경제권 선도산업지원단장은 “무엇보다 사업이 광역화되면서 광주·전남·전북의 3개 광역지자체 간의 눈에 보이지 않던 벽이 사라지고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게 된 게 큰 성과”라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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