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와 IM에 대한 단상 [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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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몇 개월 지나면서 IM은 휴대폰과 같은 단점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40명 정도 되는 직원들이 정제되지 않은 생각이나 질문 그리고 중요하지 않은 잡담이나 불필요한 메시지를 책임없이 사장인 저에게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저 역시 중요한 공지사항을 IM만으로 처리하기에는 무책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IM의 가장 큰 문제는 상대방이 응답을 하지 않으면 내가 보낸 메시지가 상대방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이해시켰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메시지를 보낸 측은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자신의 의사표현을 다한 것으로 생각하는 한계를 가져왔습니다.

아무때나 시도때도 없이 오는 불필요한 메시지들

아울러 불필요한 메시지에 대해 반응을 하면서 저의 소중한 시간이 낭비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창 업무로 바쁜 와중에 시도때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메시지는 업무 효율을 저하시켰습니다. 이는 마치 술자리에서 40명을 상대로 술잔을 한잔씩 받는 것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IM에서 제공되는 기능을 이용해서 메시지를 받지 않도록 설정할 수는 있지만 이는 IM에 익숙한 종업원들에게는 오히려 대화의 창구를 끊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그것도 수월하지 않았습니다.

CEO의 중요 업무 중 하나인 비전창조는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출퇴근 시간, 주말, 취침 전 후 등에만 할 수 있었습니다. IM은 대단지 아파트에 나타나는 조그만 행상트럭처럼 시도때도없이 메시지를 충실히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단언컨데 IM을 어떤 용도로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대한 합의가 없으면 IM은 일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도구가 절대 아닙니다. 저도 그래서 요즘에는 IM을 일정시간에만 켜놓습니다. 그 때에만 IM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대신에 전자우편과 회의 등의 의사소통의 비중을 높였습니다.

MP3 전문 공유 프로그램 소리바다

그렇다면 P2P는 어떨까요? P2P는 바로 이러한 IM의 단점을 극복하고 보다 거시적인 협업 도구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널리 알려진 P2P 프로그램은 냅스터, 누텔라, 소리바다 등입니다. 이들 프로그램은 단지 사용자간에 파일을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즉 개인의 PC에 저장된 파일을 인터넷의 다른 사용자에게 공개하고 또 다른 사용자의 공개된 파일을 내 컴퓨터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어 궁극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파일을 P2P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사용자간에 공유할 수 있습니다.

메모장을 공유하여 서로 대화, 의논이 가능

캘랜더 기능을 이용해서 일정을 공유할 수 있음

이것은 IM보다는 발전된 개념의 공유, 협업, 커뮤니케이션 도구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업무나 보다 발전된 형태의 협업을 위해서는 부족합니다. 하지만 P2P는 IM의 한 단계 발전적인 형태의 서비스임은 사실입니다. 게다가 최근 등장하기 시작한 Groove의 트랜시버는 Space 개념으로 공간이 공유되기 때문에 단순한 파일이나 정보, 제품 판매 등에 대한 솔루션 공유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사용자가 하나의 공간에서 여러 명이 공동의 작업(문서 작업부터 시작해서 각종 일정, 스케줄 조정 등)과 다양한 형태의 공유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프로젝트를 맡은 여러 명의 사용자가 각자의 집에서 공동의 문서나 사이트의 개발 작업을 진행할 수도 있고 보다 현실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스케치북을 통해서 자유로운 보드회의 가능

Groove의 트랜시버는 기존의 작업 형태에 많은 변화와 개선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게다가 E-lancer가 각광을 받을 미래에는 이러한 협업을 위한 도구가 보다 능률적인 작업을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고 보다 혁신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애용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곧 리뷰를 통해서 소개할 예정이며 Groove의 P2P 기능은 기존 P2P의 단순한 파일 공유 기능을 벗어나 공동의 공간에서 함께 숨쉬며 의사소통을 하고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이버 공간의 사무실이자 공간의 개념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IM의 단점 역시 P2P가 해결할 것으로 보여지며 이러한 도구를 보다 빨리 습득하고 이해해서 업무에 활용하는 사람이 앞서갈 수 있을 것입니다.

임규채
자료제공:pcBee(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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