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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로드리게스 연봉에 양키스 곤혹

중앙일보

입력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25)가 10년간 2억5천200만달러라는 천문학적 몸값을 받고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게 되자 불똥이 최고 명문구단 뉴욕 양키스로 튀었다.

뉴욕 양키스 랜디 레빈 사장은 13일(한국시간) "선수 연봉을 끝도 없이 뻥튀기한 텍사스와 콜로라도 로키스, 보스턴 레드삭스는 모두 위선자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레빈 사장이 이렇게 흥분한 것은 이들 구단이 '거액의 선수 연봉이 MLB를 망치고 있다'고 입을 모아 왔는데도 결국 로드리게스, 매니 라미네스(보스턴), 마이크 햄프턴(콜로라도)을 엄청난 돈으로 사들였기 때문.

그러나 양키스가 이렇게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은 실상 양키스의 간판 스타 데릭 지터(26)와의 계약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유력하다.

지터는 로드리게스, 노마 가르시아파라(보스턴)와 함께 MLB 최고 유격수를 다투는 등 양키스가 '얼굴'로 내세우는 최고 인기 선수.

장타력에서는 로드리게스에 다소 뒤지지만 정교한 타격 솜씨에다 빼어난 수비실력을 갖췄고 미국 프로스포츠 선수 가운데 가장 여성팬이 많아 상품성에서는 로드리게스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양키스는 지난해 지터와 7년간 1억1천850만달러를 주는 조건으로 장기계약을 맺는 데 합의했다가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가 '1년에 1천692만달러의 연봉은 너무 많다'고 제동을 걸어 연봉 1천만달러에 1년짜리 계약에 사인했었다.

그러나 양키스는 이제 로드리게스의 계약으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된' 곤란한 입장에 빠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천500만달러였던 MLB 최고연봉이 로드리게스의 계약으로 2천520만달러로 뛴데다 지터보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라미네스 마저 연봉 2천만달러를 받게 된 것.

2001년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게 되는 지터와 재계약을 해야 하는 양키스는 연봉 2천만달러 이하로는 지터를 잡기 어렵게 됐다.

더구나 양키스는 올해 월드시리즈 제패로 선수들의 기대치가 잔뜩 올라가 있어 지터 뿐 아니라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 포수 호르헤 포사다, 중간계투 라미로 멘도사 등과 힘겨운 연봉 협상을 벌이고 있는 처지.

로드리게스에게 MLB 연봉왕 자리를 안겨준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지터는 로드리게스보다 나이도 한살 많고 홈런과 타점도 적다. 양키스는 지터의 가치만큼 연봉을 주면 될 것"이라ㅕ 양키스의 딱한 처지는 로드리게스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강변했다. (댈러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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