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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뜨 삐아프' 일대기다룬 만화 '빠담빠담' 출간

중앙일보

입력

프랑스 샹송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에디뜨 삐아프'다. 1915년에서 1963년을 살다간 150cm의 작은 키의 샹송 가수. 독특한 음색으로 샹송의 매력을 과시한 그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어린시절을 창녀들과 함께 보냈고, 3살 무렵까지 영양실조로 실명상태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 에디뜨 삐아프의 삶의 일대기와 가수로서의 생활을 그린 만화책 '빠담빠담'(시공사)
이 나왔다.

전기와 픽션을 섞어 이야기를 구성한 이 만화책은 정식만화가로 아직 데뷔한 적이 없는 정경아(31)
·원종우(30)
씨 부부가 선보이는 작품. 전체 12권 분량으로 현재는 4권이 출간되었다.

'빠담빠담'은 독특하다. 언뜻 보면 프랑스 만화 같다. 책이 모두 컬러로 되어있는데다 그림체도 국내서 흔히 볼 수 있는 만화풍이 아닌 회화체로 직접 물감으로 칠한 느낌이 난다.

그리고 보통 만화에서 보여지는 일정한 공간 나눔없이 자유자제로 그려진 그림 칸과 말 칸들이 눈에 띄는데, 이 자유로운 칸 배열 형식은 에디뜨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보여주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은 역할을 한다.

이 책의 또하나 특징이라면 그림이 모두 컴퓨터로 그려졌다는 것이다. 시나리오, 데생, 드로잉, 컬러링, 편집, 말칸작업까지 모두 디지털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림은 게임디자이너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정경아씨가 도맡아 했는데, 한 페이지를 그리는데 하루가 걸릴 정도로 힘든 작업이었다고 한다.

원종우씨와 정경아씨가 에디뜨 삐아프의 만화를 기획한 것은 98년이었다. 개인적으로 삐아프를 무척 좋아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책의 기본적인 이야기는 '삐아프의 전기'(삐아프의 이복동생으로 알려진 시몬느 베르또가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 기초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러 인물이나 상황들에는 사실과는 무관한 픽션이 가미되어 있어 스토리에 재미를 더한다.

첫권에서 삐아프의 장례식 장면을 보여주며 서서히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간간이 삐아프의 사진이 곁들어져 있어 삐아프의 팬이라면 또 다른 감동을 느낄 것이다.

1권 '기적'(에디뜨의 회고)
에서는 창녀와 지내던 어린시절과 시력을 찾게 되는 이야기, 2권 '자장가'(루이가시옹의 증언록)
에서는 파리로 돌아와 아버지와 함께한 거리 곡예사 시절의 이야기, 3권 '호텔 아브닐'(시몬느 베르또의 첫사랑)
에서는 이복동생 시몬느의 사랑 얘기와 14살 삐아프의 거리에서의 가수 활동 이야기, 4권 '거리에서'(루이 뒤뽕의 결혼생활)
에서는 19살의 삐아프 노동자 루이뛰봉과 결혼해서 아기 마르셀이 태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90페이지 정도의 다소 두껍지 않고 하드카피가 아니기 때문에 들고다니며 보기도 쉽다. 지금 4권까지 밖에 나오지 않아 마지막 12권을 다 보려면 좀더 기다려야 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체 편찬된 만화로는 기존 것과 확실히 달라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
'빠담빠담'책 홈페이지 : http:.//www.epiaf.com

Joins 이연수 기자 <fanta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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