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풍의 화려한 바이올린 선율

중앙일보

입력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무대로 나와 모두 자리를 잡은 후에 맨 나중에 바이올린을 들고 입장해 맨 앞줄 오른쪽에 앉는 사람이 있다. 바로 악장(樂長 ·concert master)이다. 객원지휘자들은 무대에 나올 때 반드시 악장과 악수를 나눈다.

악장이 지휘자와 악수를 나누는 것은 연주동안 오케스트라를 잠시 맡아달라는 뜻이 담겨 있다.지휘자가 따로 없던 19세기초까지만 하더라도 악장이 활로 지휘를 해가면서 음악을 연주했기 때문이다.

다른 교향악단의 공연에 협연자로도 출연하지만, 자신이 몸담고 있는 교향악단에서도 시즌 중 1회 공연 정도는 악장이 아닌 협연자의 자격으로 무대에 선다. 악장의 노고에 대해 지휘자와 악단이 보내는 감사와 존경의 표시다.

KBS교향악단 악장으로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전용우씨가 오는 14일 예술의전당,15일 KBS홀에서 열리는 KBS교향악단(지휘 드미트리 키타옌코)의 올해 마지막 정기연주회 협연자로 출연해 피아노 반주를 위한 편곡으로도 널리 연주되는 쇼송의‘시곡(詩曲)’,라벨의‘치간’을 들려준다.

또 KBS교향악단은 현악기와 타악기만을 위한 이색적인 편곡으로 유명한 비제-셰드린의‘카르멘 모음곡’, 파야의 모음곡‘삼각모자’전곡 등 스페인과 집시풍의 강렬한 색채로 꾸민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전씨는 지난 1982년 서울대 음대 졸업 직후 KBS교향악단에 수석주자로 입단, 부악장을 거쳐 95년부터 악장으로 활동 중이다. 또 서울바로크합주단 리더로 있으며 최근에는 지휘로도 활동영역을 넓혀 KBS교향악단 청소년음악회 등을 지휘했다. 02-781-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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