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 쪄 먹는 조개맛 반해 개업 한 달만에 줄 서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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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에 조개찜 전문식당이 생겼습니다. 인천과 대천 산지에서 직송된 각종 해물을 ‘찜 쪄’먹는 맛이 일품입니다. 실내포장마차 분위기 나는 일반 조개구이 집과는 다르게 카페 분위기 나는 실내 인테리어도 만족도를 높입니다.

 개업한지 한 달 밖에 안됐지만 입소문을 타고 손님들이 몰리면서 저녁에는 앉을 자리가 없어 줄을 서야 한다고 합니다. 멀리서 오는 손님들을 위해 오후 6시30분부터는 예약도 안 받는다니 요즘 같은 불경기에 초대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총각네 조개찜의 ‘총각네스페셜(6만원)’. 전복·가리비·참조개·새우 등 싱싱한 해물이 오감을 자극한다. [조영회 기자]

천안시 백석동에 문을 연 ‘총각네 조개찜’은 32살의 피 끓는 청춘 2명이 의기투합해 차린 음식점입니다. 김대일씨와 홍건씨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사이입니다. 김씨와 홍씨는 각각 공기업과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둘 다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꿈을 버리지 못해 직장을 그만두고 김씨는 신발장사, 홍씨는 계란도매업을 하기도 했고 함께 일본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를 하는 등 경험을 쌓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난 여름 어느 날 둘이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 보자고 의견 일치를 보았습니다. 막상 프랜차이즈사업을 하기로 했지만 어떤 사업을 해야 할지가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1년 동안 시장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렇게 전국을 누비며 찾아낸 사업이 바로 ‘조개찜’ 전문식당이었다고 합니다.

 우연히 유명 조개찜 전문식당을 찾아가 맛을 본뒤 ‘바로 이거다’했다는 겁니다. 흔한 메뉴도 아니고 ‘잘만 하면 대박나겠다’는 믿음이 생겼다는 거지요. 그렇다고 무작정 조개찜 식당을 차릴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홍씨는 조개찜 전문식당 입구에 붙은 ‘직원구함’ 안내를 보고 이 집에 취직합니다.

 그렇게 3개월을 주방에서 일하면서 이 식당의 장점과 단점을 꼼꼼히 분석하고 집에 돌아오면 스스로 ‘나만의 조개찜’ 개발에 몰두합니다. 그러는 사이 김씨는 식당을 열 상가를 찾아보는 등 천안지역 시장 조사에 나섰습니다.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한 사전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했습니다.

철저한 사전준비가 통한 걸까요. 지난달 5일 개업 첫날부터 손님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홍보도 하지 않았지만 조개찜이라는 특별한 메뉴가 손님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겁니다.

총각네 조개찜 홍건(왼쪽)·김대일 대표

 이후 입소문을 타고 손님들은 점점 더 늘기 시작했습니다. 가리비·피조개·전복·오징어·참조개·동죽·홍합·새우 등 각종 해물에 서브음식으로 내놓는 부산오뎅과 삶은 닭까지, 보기만 해도 푸짐한 상차림은 손님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두 젊은 사장은 산지직송으로 공급받는 모든 해산물은 하루 판매량만 한정해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당일 제공받은 모든 해산물은 깨끗이 씻어 바닷물로 채워진 수족관에 보관해 두었다가 손님상에 내놓습니다.

 여러 차례 시행착오 끝에 개발한 육수와 특제 소스도 ‘총각네 조개찜’만의 차별화된 강점입니다. 해산물을 다 먹고난 후 육수에 끓여 먹는 칼국수와 라면 맛은 이 가게에서만 맛볼 수 있는 후식입니다. 두 젊은 사장은 “불과 한 달 만에 입소문 만으로 손님들이 몰려 행복하다”면서도 “당초 프랜차이즈 사업이 꿈이었으니 ‘총각네 조개찜’을 대박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두 젊은 사장은 “당장은 2호점을 내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사전준비를 철저히 했지만 아직은 더 준비할게 많다”는 겁니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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