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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에 간 사르코지·올랑드 두 사람 운명 르펜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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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제2 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니콜라 사르코지(57)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58) 후보의 맞대결로, 좌우 진영의 싸움이다.

 22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10명의 후보 가운데 올랑드가 28.63%로 1위를 차지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27.18% 득표로 그 뒤를 이었다. 1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만 놓고 결선을 치르는 선거 방식에 따라 2주 뒤인 다음 달 6일 다시 한번의 투표가 진행된다.

 1차 투표의 실질적 승리자는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4)이었다. FN 설립자의 딸인 그는 17.9%의 표를 얻었다. 1972년 창당 이래 가장 큰 유권자의 지지가 나타난 것이었다. FN은 이민자 유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자고 주장해 왔다. 프랑스 언론들은 실업자와 이민자 범죄 증가, 중도우파인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한 보수층의 민심 이반 등을 르펜 후보 약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려면 르펜 지지표를 결선에서 흡수해야만 한다. 그는 개표 뒤의 연설에서 “국민이 이민자 문제나 가족의 안전 문제를 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르펜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들을 향한 발언이었다. 르펜은 결선에 대한 정치적 입장을 다음 달 초 밝힐 예정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어떤 제안을 하느냐에 그의 지지 표명 여부가 달려 있다.

 이에 비해 좌파 진영은 올랑드 후보로의 표 결집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11.1%를 득표한 좌파연합의 장뤼크 멜랑숑(61)을 포함해 1차에서 탈락한 5명의 좌파 계열 후보가 속속 올랑드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사르코지에게 다시 5년을 내줄 수 없다”는 생각이 연대감을 이루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8∼12%포인트 차이로 올랑드 후보가 결선에서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층의 분열로 우파 진영의 표가 결집되지 않은 것이 이런 표 차를 만들었다. 사르코지 캠프의 대변인인 나탈리 코시우스코-모리제는 “사회당 집권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 지지자들을 한데 모아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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