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들 짐 싸… 강남 사무실 비는 곳 늘어

중앙일보

입력

벤처 열풍으로 들떴던 서울 강남 사무실 임대시장이 완전히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빈 사무실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려웠으나 이제는 공실률(빈 사무실 비율)이 치솟으면서 임대료도 하락세다.

㈜오피스월드가 서울시내 연면적 1천평 이상 빌딩 9백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4분기 오피스 임대시장 동향' 에 따르면 강남지역은 지난 3분기까지만 해도 공실률이 0.4%였으나 4분기에는 0.65%로 뛰었다. 서울 전체 평균도 3분기 0.8%에서 1.02%로 상승했다.

이 때문에 임대료도 하향곡선을 긋고 있다. 특히 벤처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테헤란로변 임대시세는 상반기보다 평당 50만~1백만원 떨어졌다.

실제 서울 대치동 S빌딩(15층)은 지난 5월 평당 6백만원(전세 기준)에 임대계약됐으나 최근 계약분은 평당 5백만원에 이뤄졌다.

이 시세는 지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동 O빌딩도 지난 4월 평당 4백50만원 하던 것이 지금은 평당 3백50만원으로 내렸다.

반면 기업들이 경기 불황으로 임대료가 비싼 테헤란로를 기피하면서 양재동.포이동 등으로 사무실을 옮기자 이들 지역은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양재동 S빌딩은 지난 5월 평당 2백30만원에 임대시세가 형성됐으나 최근 계약자는 평당 2백50만원에 입주했다.

빌딩 임대를 전문으로 하는 ㈜하우스테크 이청렬 팀장은 "기업경기가 나빠지자 사무실 규모를 줄이고 외곽으로 이사하는 업체들이 늘어 테헤란로 일대가 외면받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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