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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로 공부습관 바로잡기 ⑤ 올바른 책 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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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터골초 학생들이 독서습관을 기르기 위해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가 운영하는 ‘독서릴레이’에 참여해 매일 오전 책을 읽고 있다. [김진원 기자]

10일 경기도 시흥의 웃터골초등학교 6학년 3반 교실. 정규 수업이 시작되기 전 반 학생들이 4명씩 모둠을 만들어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했다.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 선택이라는 주제로 살펴보는 책이야.” 임민호군이 지난주 읽었던 『선택한다는 것: 나, 놀부 안 해!』의 내용을 말했다. 이나운양이 아직 책을 읽지 못한 친구들을 위해 임군을 거들었다. “우리가 지혜롭게 판단해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책이야.”

 웃터골초는 지난달부터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가 전국 32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독서릴레이’에 참여하고 있다. 학년별로 선정된 5종의 도서를 4주간 읽은 후 다른 학교로 전달하게 된다.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초경화 사무국장은 “독서의 해를 맞아 초등학생들에게 독서가 생활화됐으면 하는 바람에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독서릴레이를 통해 책이 재미있어졌다는 이예진양은 “한글 낙서의 비밀을 추적하는 『봉주르 뚜르』라는 책을 읽었는데 뒷이야기가 궁금해 스스로 책을 찾게 됐다”고 했다. 강성현군은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좋은 책을 고르는 법을 몰랐다. 이번 행사에서 생각을 많이 하도록 하는 책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우리 오서경 연구실장은 “무작정 읽는 책의 권수를 늘리기보다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이해하며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 관심 끌 수 있는 얇은 창작동화로 시작을

자녀가 독서에 흥미가 없다면 독서 환경부터 만들어줘야 한다. 서재를 따로 만들어 책을 꽂아두지 않더라도 집안 곳곳에 책을 둬 손을 뻗으면 만질 수 있도록 한다. 오 실장은 “산만한 아이는 책이 쉽게 손만 뻗으면 만지면서 놀 수 있는 장난감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책과 친숙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보다는 그림이 많거나 얇은 책으로 아이의 관심을 끌어내야 한다. 차츰 얇은 창작동화를 시작해 글이 많은 학습만화, 모험담이 있는 위인전으로 분야를 넓혀준다. 독서습관을 기르기 위해 매일 독서시간을 정해둬야 한다. 산만한 아이는 15~30분 정도로 조금씩 시간을 늘린다.

공룡책만 읽으면 화석·세계지리로 확장 지도

책에 대한 흥미는 있지만 독서습관이 잘못 생겼다면 바로 잡아줘야 한다. 그림책만 읽고 줄글로 된 책을 읽지 않으려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오 실장은 “그림책과 만화책을 보는 것이 다 나쁜 것만 아니다”라며 “아이의 연령과 독서 수준에 따라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집중시간이 짧은 초등 저학년은 그림책으로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좋지만 고학년이 되면 자칫 만화만 편독하는 잘못된 독서습관을 키울 수 있어 유의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책과 같은 내용의 문자 책을 읽게 하고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편독하는 아이들은 크게 이야기를 좋아해 소설책만 보는 아이와, 정보를 담은 공룡·과학책만 보는 아이로 나눌 수 있다. 소설만 보면 또래보다 정보 습득이 뒤떨어지므로 과학이나 역사 정보를 담은 스토리성 책을 추천해 읽도록 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과학책을 읽기 전에 과학자에 대한 소설책을 읽고 자연스레 그 과학자가 만든 결과물 등을 연계해 과학도서를 읽을 수 있도록 한다. 공룡·과학책에 빠진 아이들은 문학적 이해력이나 감성 발달이 떨어질 수 있다. 공룡과 연계해 지구상에 출현할 것으로 예측되는 미래동물에 대한 책이나 화석·세계 지리 등으로 분야를 넓혀 간다.

 편독은 연령에 따라 대처 방법이 다르다. 아이가 여덟 살 전후라면 관심 있는 주제를 찾아 영역을 확대해 가며 읽도록 한다. 하지만 초등 고학년이 만화로 된 역사 혹은 과학책만 읽는 편독은 문제다. 오 실장은 “만화 삼국지를 읽었다면 삼국지 관련 위인전·소설·통사 등 다양한 장르의 역사책을 읽게 해 독서에 대한 흥미를 키워준 뒤, 장르 간의 차이점과 장단점을 파악하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독서습관을 갖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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