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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박근혜 대선후보 추대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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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7일 새누리당에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두고 갑자기 ‘무(無)경선 대통령 후보 선출’ 논쟁이 벌어졌다.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이 이날 라디오에 출연, “새누리당에선 대선주자로 박근혜 위원장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대통령 후보 경선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이번 총선보다 더 정확한, 박 위원장에 대한 판단은 존재할 수 없다”며 “사실상 총선이 경선을 갈음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또 “지금의 전당대회는 복잡하게 돼 있어 여론조사 비율이 크다는 둥 논란이 많았다. 당헌 당규를 보면 필요한 경우 전국위원회가 (전당대회를) 대신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다른 인터뷰에서 ‘대세론이 일찍 굳어지면 전당대회 효과나 극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번 총선이 전당대회 효과를 대체한다고 봐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 위원의 발언은 ‘박근혜 대세론’과 같은 맥락이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 등은 “박 위원장은 대선 후보로서 검증이 거의 다 됐다”고 말하고 있다. 이준석 비대위원도 최근 펴낸 저서에서 “박 위원장이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당장 비박근혜 진영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정몽준 전 대표의 측근인 새누리당 안효대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민주주의는 절차인데,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있는 사람의 언급인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비대위원이 이런 언급을 하는 것 자체가 당 전체의 민주주의 의식을 의심 받게 하는 일”이라며 “선거에서 의석을 예상보다 더 얻었다고 오만해진 사람의 발언”이라고도 했다.

 그는 “박 위원장이 대통령에 이미 당선된 듯 주변에서 떠드는 것 자체가 대선 필패로 가는 길”이라며 “이회창 전 총재 시절 얻은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돈 위원이 이 전 총재와 자유선진당을 하다 보니 그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또 당을 망치려는 모양”이라는 말도 했다. 이 비대위원이 2008년 이 전 총재가 주도한 신당의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한 전력을 겨냥한 것이다. 박근혜계 내부에서도 ‘오만 경계령’이 발동됐다.

 강창희 당선인은 최근 “(대권에 도전하는) 다른 후보가 있으면 있는 대로 정정당당하게 절차를 거쳐서 하는 것이지 지금 영향력이 있다고 대세론으로 몰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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