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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기를 전용기처럼 … 패네타 세금낭비 들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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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패네타

미주기구(OAS) 정상회의 참석차 지난 주말 콜롬비아를 방문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호를 위해 사전에 현지에 체류했던 미 비밀경호국 요원들의 성매매 스캔들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이들이 경호 임무를 수행 중이던 콜롬비아의 한 호텔에서 성매매를 하기에 앞서 현지 집창촌에서 파티까지 벌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성추문에 연루된 경호요원과 미군 병사의 규모도 당초 예상보다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이 자신의 고향을 방문하면서 군용기를 자주 이용한 사실이 드러나 잇따른 미 국방부 스캔들이 오바마의 연말 대통령 재선 가도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조사에 나선 국방부는 요원들이 묵었던 호텔의 폐쇄회로TV(CCTV)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당초 연루자 11명 외에 5명이 성매매에 연루됐을 것으로 잠정 판단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미 11명의 요원이 자격을 잃고 강제 휴직 처리된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가 다른 요원들을 추가로 조사하겠다는 방침이 전해지자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WP는 “조사 과정에서 요원들은 한 스트립 클럽에서 60달러(약 6만8000원)를 주고 최소 2명의 여성 접대부를 호텔로 불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 의회 등 정치권에서는 “이번에 터진 비밀경호국의 스캔들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조직 전체에 대한 조사와 근본적인 문화 쇄신을 요구하고 나서 이번 일로 인한 파장이 쉽게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패네타 국방장관은 “관련 미군들이 최고 수준의 행동 수칙을 준수하길 기대한다”며 “이는 의무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해외에서 최고 수준의 행동을 해야 한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국방부는 이번 사건으로 기밀이 유출됐는지 여부와 성매매한 여성들이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에 악의를 가진 외국 정보기관이나 조직에 매수됐는지에 대한 조사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스캔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패네타 국방장관 자신이 고향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를 방문하면서 군용기를 자주 이용, 국민혈세를 낭비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16일 제기됐다. 패네타는 즉각 책임을 인정하고 해명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7월 국방장관에 부임한 이후 군용기를 타고 고향을 방문하는 바람에 세금 80만 달러 이상을 썼다”고 시인했다.

 AP통신은 “개인 용도로 사용한 27차례의 군용기 이용 대금 약 1만7000달러를 정부 측에 변상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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